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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램버스 투자로 대규모 손실 냈다 3년전 특허訴 합의 2만달러에 지분 매입..주가폭락 853억 손상차손 반영

김장환 기자공개 2013-03-11 11:41:58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1일 11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램버스(Rambus) 투자 지분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월 인수했던 램버스 지분 가치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주가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그동안 자본계정에 마이너스로 반영해왔던 투자 손실을 회수 불가능한 손상차손으로 완전히 떨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확보하고 있던 매도금융자산에서 보유 지분을 통해 발생한 약 853억 원의 손실금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지분 15.9%를 보유한 에이테크솔루션과 미국 반도체 전문업체인 램버스(4.3%)의 보유 지분 가치 하락에 따라 발생한 손실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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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차손의 대부분은 램버스 투자지분에서 발생한 내역으로 확인된다. 램버스 보유 주식 478만8125주의 취득원가는 926억 원, 지난해 말 기준 주가가 반영된 시장가치는 249억 원에 그친다. 에이테크솔루션 주식 159만2000주는 취득원가가 263억 원이며 공정가치는 116억 원이다. 에이테크솔루션에서 발생한 손실금은 147억 원에 그치고, 677억 원 가량이 램버스에서 유발된 비용이다. 나머지(29억 원)는 기타 투자 지분에서 발생했다.

우선 삼성전자가 램버스 지분을 확보하게 된 것은 4년을 넘게 끌어왔던 양측의 특허 분쟁 때문이다. 램버스는 2005년 6월 삼성전자와 D램 특허 계약 만료를 한 달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 기술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09년 말까지 진행된 소송이 램버스에 유리하게 돌아가자 삼성전자는 이듬해 1월 합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10년 1월 램버스에 2억 달러를 선급하고 2014년까지 5년간 분기별로 2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한 것은 향후 램버스의 D램 특허기술을 원활하게 사용하고 신기술 공동개발 목적도 있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램버스가 발행한 신주 957만6250주(지분율 8.3%)를 2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분 절반을 인수 1년 뒤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이 걸렸다.

그러나 합의 목적으로 확보한 램버스 투자 주식은 이후 삼성전자에 손실 부담으로만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분 인수 후 불과 1년여 만에 꾸준한 주가 하락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10년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램버스 주식의 공정가치는 2361억 원에 달해 인수가(1854억 원, 주당 약 21달러)를 27% 웃도는 수준에서 형성됐다. 불과 1년 뒤인 2011년 2월 들어 주가는 주당 13달러대로 빠졌고, 이후 몇 개월 간 비슷한 가격이 지속됐다. 손실이 지속되던 2011년 8월, 삼성전자는 램버스 보유 주식 절반(478만8125주)을 풋옵션을 행사해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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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지분을 털어내며 손실 만회에 나선 것이 오히려 부정적 영향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매각하고 나서자 램버스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램버스 주가는 4.8달러 선으로 해당 가격을 반영한 삼성전자의 보유 램버스 지분 가치는 같은 기간 249억 원까지 떨어졌다. 2011년 매각 후 남겨진 지분의 취득원가가 927억 원이라는 점을 보면 투자금의 3분의1가량이 증발된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램버스 보유 지분에서 발생한 손실을 손상차손으로 완전히 떨어냈다. 그동안 램버스 주식이 꾸준히 곤두박칠 치고 있었음에도 손실분은 회계상 자본에 마이너스 계정으로만 반영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램버스 지분 투자 손실을 한꺼번에 손상차손으로 계상한 것은 더 이상 가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 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장 손실금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현재 램버스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매각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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