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20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스텍이 자회사 한국금속공업에 발목을 잡혔다. 상장폐지 위기의 시발점인 감사인의 '의견거절'이 한국금속공업에 대한 자료 미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업계 따르면 정동회계법인은 글로스텍의 감사보고서 작성 당시 한국금속공업의 자료에 대한 부족한 부분 등으로 인해 '의견거절'이란 입장을 표했다. 한국금속공업은 글로스텍이 지분 49.66%를 가진 귀금속 및 비철금속 도매·제조업체다.

상장법인은 지분율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거나 실질적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는 종속회사에 대해 연결감사보고서를 공시할 의무가 있다. 글로스텍은 한국금속공업에 대한 지분율이 50%를 넘기지 못하지만 실질적인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한국금속공업은 글로스텍의 연결감사보고서에 속하는 종속기업으로 분류된다.

한국금속공업의 장부가액(2012년 3분기 기준)은 54억 4800만 원 규모다. 글로스텍이 한국금속공업을 취득한 원가는 67억 2700만 원이다. 글로스텍은 한국금속공업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12억 7800만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글로스텍의 2012 회계년도 감사보고서상에서 지분법주식손상차손은 54억 4800만 원으로 기록돼 있다. 2011년 26억9000만 원 보다 2배 가량 손상차손이 늘어났다. 매출채권 이외의 채권, 즉 대여금, 미수금 등에서 발생하는 대손액을 처리하는 계정인 '기타의 대손 상각비'도 2012년 109억 8000만 원이나 기록됐지만, 이에 대한 주석은 없다.

감사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종속기업이 손실나는 근거나 명확한 수치가 필요하다. 연결감사보고서를 정확하게 표기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동회계법인은 "회사 경영자로부터 연결재무상태표, 연결포괄손익계산서, 연결자본변동표, 연결현금흐름표 및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자료를 포함한 감사절차 실시에 필요한 주요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감사범위의 제한으로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회사에 의한 감사범위의 제한으로 회사의 중요한 자금거래 등의 실질과 적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며 "이에 따라 회사가 계상하고 있는 선급금, 단기대여금, 유가증권 계상액의 실재성 및 평가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수집할 수 없었고 대체적인 감사절차에 의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스텍의 입장은 다르다. 충실히 자료를 제출했고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며칠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통보였다는 주장이다.

최재균 글로스텍 대표는 "감사보고서를 위한 자료만 하더라도 2000페이지 넘게 충분히 제출했다"며 "3월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18일 갑자기 정동회계법인측에서 의견거절이라는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보완해 제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재감사를 요구했지만 재감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의를 하겠다고만 할 뿐 깜깜 무소식"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