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證, 원조 '브라질국채'스테디셀러 유지 [증권사별 전략]출시 3년 만에 132배 성장
송종호 기자공개 2013-03-22 14:36:54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2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브라질 국채 외에는 다른 해외채에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브라질 국채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이 해외채 라인업을 하지않았던 것은 아니다. 호주국채를 판매한 바 있고, 다른 이머징 국가에 대한 해외채 검토도 하고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브라질 국채를 따라올 상품이 없다는 게 내부 평가다.미래에셋증권은 2010년 7월 처음으로 브라질 국채 중개를 시작할 당시 규모가 90억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18일 미래에셋의 브라질 국채 판매 누적 규모는 1조1890억 원으로 증가해 132배나 성장했다.
◇국내 유일 브라질 현지 법인으로 차별화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브라질 현지 법인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브라질이 미래에셋의 무대여야 한다고 밝히며 2010년 미래에셋은 아시아권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브라질 현지 법인을 출범시켰다. 같은 해 7월 업계 최초로 브라질 국채 중개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당시까지 생소했던 브라질 국채를 국내에 소개했다.
당시 미래에셋은 20여개 국가의 채권을 신용등급과 금리 등을 비교하며 해외채 후보를 물색했다. 1차적으로 브라질을 포함해 인도, 중국, 터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 국가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적으로 브라질 한 곳만 선정됐다. 판매액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90억 원에서 시작한 중개서비스는 6개월 여만에 448억 원으로 늘어났다.
브라질 국채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미래에셋은 지난 2011년 5월9일 신탁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개서비스의 경우 증권사가 중개 역할만 하고 개인이 이후 투자에 대한 판단과 관리를 한다. 미래에셋은 중개가 아닌 신탁 서비스를 통해 증권사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신탁 서비스와 함께 미래에셋은 월지급식 형태를 추가했다. 브라질 국채는 대부분 1년에 1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미리 정해진 이자(연 10%)를 받는 이표채 방식. 미래에셋은 신탁시스템 연산을 거쳐 1·7월 이자를 각각 6등분해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매달 지급하는 월지급식 개념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은퇴 시기가 집중되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월지급식 상품은 출시 두 달 만에 5000억 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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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알화 가치 하락에 흔들리던 브라질 채권
미래에셋의 자신감은 지난해 5월 이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브라질 헤알화가 달러화 대비 10%이상 떨어지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자 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4월까지 400억 원 이상 판매액을 보인 미래에셋의 브라질 국채 판매는 5월 156억 원, 6월 97억 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경쟁사들은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브라질 국채 판매를 연기하거나 소극적인 전략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브라질 헤알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여기서도 브라질 현지 법인의 역할이 중요했다. 미래에셋 브라질 법인은 브라질 은행권과 관료들을 직접 접촉하고 금리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서울에 지속적으로 보냈다. 현지 정보 조달 노력의 결과 지난해 9월 브라질 중앙은행과 증권거래소, 은행 연합회 등이 포함된 베스트 브라질 팀이 미래에셋을 방문해 상호 정보교환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에 이른다.
이관순 미래에셋 고객자산기획팀장은 "현지 법인은 임원을 제외하고 브라질 현지 엘리트들이 직원"이라며 "현지 사정에 밝고 브라질 관계와 금융권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 경쟁사보다 정확한 브라질 사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 미래에셋 브라질 국채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8월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를 담은 세법개정안이 발표되면서 다시 숨통이 트였다. 금소세 기준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강화되자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브라질 국채에 대한 투자문의가 다시 시작됐다.
8월부터 200억 원 넘긴 브라질 채권 판매액은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법개정안 시행령이 적용되는 올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지난해 연말 브라질 중앙은행은 1년 동안 이어진 공세적인 금리 인하를 중단했다. 헤알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미래에셋의 전망이 적중한 것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채권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은 여전히 브라질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비타500이라는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타고 비슷비슷한 이름의 비타민 음료가 출연했지만 그 비슷한 상품들이 오히려 비타500을 빛내줬다"며 "이머징 국가의 해외채를 검토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브라질처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해외채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 브라질 국채를 따라잡을 만한 상품은 아직까지 없다"며 "해외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은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브라질국채에서 지속적인 강점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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