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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최대딜러 한성자동차, '이상한 적자' 급여·임차료 106억 올려 적자전환..대주주는 임대료 대폭 올려 '이익'

문병선 기자공개 2013-04-05 10:39:35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5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판매하는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14년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으나 급여와 임차료를 비정상적으로 올려 수익을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내 투자 확대와 부품가격 인하 압박을 받자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적자를 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일 한성자동차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성자동차가 견조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판매에도 불구하고 14년만에 적자를 본 이유는 비정상적으로 대폭 늘어난 급여와 임차료 인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7813억원의 매출액과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적자를 낸 건 처음이다. 수입차 전성시대가 도래했음을 감안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적자전환이다. 중저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시장 분위기와 달리 고급차 위주의 판매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는 했다. 하지만 매출도 줄지 않았다. 직전해(7774억원)보다 매출은 39억원(0.5%) 소폭 늘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이 10%가 넘고 작년 환율이 떨어져 원가 부담도 덜했는데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수입차 판매 딜러사들은 지난해 흡족하진 않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푸조자동차를 판매하는 한불모터스의 경우 매출은 949억원으로 직전해보다 다소 줄었으나 직전해와 비슷한 7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비엠더블유(BMW) 판매 회사인 한독모터스는 4350억원의 매출과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직전해 대비 각각 12.81%, 1% 늘었다. 국내 최대 수입차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적자전환에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까닭이다.

한성자동차는 판매관리비가 624억원에서 740억원으로 116억원(19%) 급증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그런데 판관비 중에서 급여는 직전해(269억원) 보다 28%(75억원) 급증한 344억원이었다. 특수관계자인 한성인베스트먼트에 지급한 임차료는 125억원으로 직전해(94억원) 대비 33%(31억원) 급증했다. 한성인베스트먼트에 지급한 임대 보증금도 180억원에서 지난해 230억원으로 28%(50억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자동차의 작년 영업손실(82억원)과 비교해 볼 때 만일 임차료와 보증금만 직전해 수준을 유지했다면 손실을 입지 않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한성자동차는 적자를 내자 올해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게 됐다.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판매법인 지배구조 현황

판관비는 사실 수입차 영업수지에 적지 않게 영향을 주는 항목이다. 급여 부담이 크고 광고선전비도 적지 않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동산 관련 비중도 크다. 그러나 그 증가폭이 지나치게 크고 다른 수입차 딜러 회사와 비교했을 때 비정상적이라면 납득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성인베스트먼트에 지급한 임차료가 급증한 대목은 부동산 전문가들도 쉽게 납득을 하지 않는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서초구 방배동 한성자동차 본사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업체다. 또 한성자동차의 서울 경기 지역 주요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을 소유하고 있다. 2006년까지 한성자동차와 한 몸이었다가 분할됐다. 지금은 부동산 임대업 등이 주력이다. 대주주는 한성자동차의 경우 보너스리워즈(Bonus Rewards Sdn. Bhd.)사이고 한성인베스트먼트는 트루스탠드(Truestand Ltd.)사이지만 모두 홍콩의 레이싱홍그룹 계열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전시장의 경우 주요 상권에 위치해 있어 보증금과 임차료가 비싸기로 소문난 곳이긴 하다"며 "그러나 1년만에 보증금과 임차료를 약 30% 올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면서도 한국내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고 또 수입차 부품가격 인하 압박도 거세지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해석한다. 이익을 많이 낼 수록 이런 압박이 커지므로 이익을 내는 상황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성자동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 실적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자동차는 비록 적자전환했으나 대주주인 홍콩 레이싱홍그룹 입장에서 한국내 사업체의 전반적 이익은 줄지 않았다. 한성자동차로부터 임차료와 보증금을 올려 받은 한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204억원의 영업수익(매출)과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영업수익은 직전해보다 31%(48억원)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35%(31억원) 늘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매출은 소폭 줄기는 했으나 직전해와 비슷한 4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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