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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의 승부수' 현대오일뱅크 공격 앞으로 작년 계열사 3곳 신설 '확장 전략'..IPO '중간평가' 역할

박창현 기자공개 2013-04-11 17:02:34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1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갑 체제 3년을 맞는 현대오일뱅크가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내실 경영에 중점을 뒀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신규 법인을 대거 설립하며 영역 확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신규 사업 투자와 제2 BTX(벤젠·톨루엔·파라자일렌) 증설, 기업공개(IPO)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권오갑호(號)'의 경영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총 3개의 자회사를 신규 설립했다. 현대오일터미널과 현대쉘베이스오일, 현대오일뱅크 상하이(Hyundai Oilbank Shanghai)가 그 주인공이다. 직전 사업년도까지 연결대상 종속회사가 단 2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특히 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돼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던 현대오일뱅크가 본격적인 확장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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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터미널은 유류저장사업을 분리해 출범한 자회사로 현재 울산 신항 내 약 29만톤 규모의 유류저장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투자 규모는 9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30억원은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조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5년 이후 현대오일터미널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상장 시 현대오일뱅크는 구주 매출을 통해 신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윤활유 사업 진출을 위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과 합작해 세운 자회사다. 출자 비율은 현대오일뱅크 60%, 쉘 40%다. 지난 1월 윤활기유 합작공사 기공식을 가졌고 현재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충남 대산공장 내 3만3000㎡ 부지에 들어설 윤활기유 공장은 하루 2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2014년 하반기 준공을 마치고 본격 상업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법인 숫자도 늘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석유제품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상하이 법인을 설립했다. 이미 싱가폴에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HDO싱가폴)가 있지만 해외 네트워크 확장 및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법인 설립 외에도 제2 BTX 설비 증설 등 외형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달 초 연산 100만톤 규모의 제2 BTX 공장이 완공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1공장과 함께 연산 150만톤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를 갖추게 됐다.

공격적인 신규 투자와 업종 다각화는 현대오일뱅크 당면과제인 기업공개(IPO)와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제 사업만으로는 수익 안정성을 보장하기 힘든 만큼 윤활기유와 화학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회사 가치를 제고하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매출은 8조원 이상 늘었다. 계열 편입 첫 해인 2011년에는 직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이 43%나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변동성이 컸다. 2010년 2357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5949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업황 침체로 영업이익이 다시 50%나 줄었다.

심지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계열 편입 전(2541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한 1713억원에 머물렀다. 정제 사업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가 널뛰기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결국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경우, 기업가치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집중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투자와 IPO 성공 여부는 결국 2010년 이후 현대오일뱅크 수장을 맡고 있는 권오갑 사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계열 편입 이후 줄곧 내실 다지기에 힘썼던 권 사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현대오일뱅크가 계열사 출자에 쓴 자금은 142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코스모㈜와 현대오일터미널 출자 등 신규 투자에 모두 1820억원을 썼다. 취임 이후 최고 경영자로서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권 사장이 그려놓은 사업 비전의 밑그림이 구체화됨에 따라 올해 계획 중인 IPO는 현대오일뱅크의 현재 기업가치와 최고 경영진의 장기 플랜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중간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다양한 사업확장 계획을 밝혔다"며 "기존 메이저 정유사업자들 역시 비슷한 청사진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현대오일뱅크만의 경쟁력에 대해 시장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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