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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역성장' 내리막길 걷나 지난해 매출 7.7%↓, 1994년 이후 첫 감소..'보따리상' 한계 직면

김익환 기자공개 2013-04-12 11:00:00

이 기사는 2013년 04월 1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약품의 실적이 심상치않다. 19년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뒷걸음질쳤고 영업익도 100억 원을 밑돌았다. 다국적 제약사 상품판매에 의존하는 사업구조가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업다각화를 비롯해 다양한 돌파구 마련에 뒤늦게 나섰지만 여건은 호의적이지 않다.

◇ 1994년 이후 매출 첫 뒷걸음질...제품·상품 가격 '추락'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지난해 4268억 원, 63억 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7.7%, 79.5% 감소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94년 공시이래 가장 낮았다. 해마다 100억~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100억 원을 밑돌았다. 1994년 이후 해마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성장했던 매출도 올해 처음 역성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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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일 약가인하로 제약업계 실적에 크고 작건 타격을 줬지만 제일약품의 역성장은 눈에 띈다.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와 일본 다케다제약의 상품을 떼다 팔며 승승장구했던 제일약품은 '보따리상'으로 통했다. 제일약품은 다른 회사가 생산한 제약완제품을 가져다 파는 상품매출 비중이 58.17%에 달한다. 특히 화이자로부터 도입한 △ 리피토(매출 비중 22.71%) △ 리리카(10.8%) △뉴론틴 (4.97%) △ 카듀엣(4.73%) 등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에 의존하던 사업구조는 금세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상품의 가격 하락폭이 여타 상품보다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약품의 주력상품 가격이 20~30%씩 떨어지면서 실적에 상흔을 남겼다.

리피토(10mg) 가격은 6만1202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뉴론틴(300mg)과 리리카(75mg) 가격은 각각 27.7%, 20.8% 하락했다. 란스톤(30mg)도 전년 대비 29.4%나 감소했다. 크라비트와 옴니세프 등의 제품도 가격이 최대 35%까지 떨어지며 실적하락의 원인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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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돌파구 "실적 개선 어렵다"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제일약품으로선 실적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사업다각화도 취약하다. 상품매출에만 열을 올렸을 뿐 가외사업에는 전혀 나서지 않았다. 한국오츠카제약 지분 22.5% 투자를 하면서 해마다 10억 원대 배당수익을 올리는 게 유일하게 눈에 띄는 가외사업이다.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연구개발비용을 1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렸지만 여전히 8%대인 상위제약사의 투자 비중과 비교하면 크게 밑돈다.

지난 3월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항암바이러스,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제조' 등을 추가해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나섰지만 걸음마 단계라 실제 매출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재무구조는 탄탄한 축에 속한다. 이익잉여금이 2157억 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61.8% 수준이다. 용인 백암공장을 비롯한 유형자산의 장부가도 1050억 원에 달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지난해를 타산지석 삼아서 올해 실적 개선을 노리지만 시장여건 탓에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기존제품을 강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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