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4월 22일 08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축포를 터뜨리던 해외건설업이 최근 '속빈강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으로 올해 1분기에만 각각 5000억 원과 2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면서 제2의 중동 붐이 허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80년 대 이후 돌아온 제2의 중동 붐은 예전같지 않았다. 중동 발주처는 교묘한 가격경쟁 유발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손실을 키웠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발주사들이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발시킨다"며 "가령 건설사 한 곳이 1000원에 시공한다고 제시하면, 발주사가 다른 건설사에게 가서 950원에 시공계약 체결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내건설사들은 저가수주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주택시장에 더이상 설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줄기 희망이었던 해외건설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덩치를 키워야 했다.
해외건설 수주로 외형을 키운 건 사실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04년 75억 달러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07년 398억 달러로 뛰었고 2010년에는 716억 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는 649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외형성장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해외사업장은 늘어난 반면 전문성있는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지 못해 현장 관리능력이 떨어졌다. 특히 하청업체 관리능력이 떨어지는 건설사는 기자재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발주처와 계약한 공사기간이 연장돼 패널티를 부여받게 되면 원가율은 더 높아지고 현장 관리능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수주를 했지만 당시에는 이 정도로 큰 손실이 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며 "공사 수행과정에서 문제점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손실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저가 수주의 원인이 국내 건설사들간의 출혈경쟁 때문이라는 점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는 국부유출을 불러온다. 80년대 중동 붐 시절만해도 정부가 해외 대형 공사에 대해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줬지만 지금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제2의 중동 붐이 예전같지 않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건설사들이 오히려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해외사업에 대한 숫자 부풀리기보다 국내 건설사가 받는 불이익에 대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주시장 다변화를 위한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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