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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9년만의 회사채 '진땀' 3000억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400억 미배정

임정수 기자공개 2013-04-22 12:12:04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2일 12: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AA+)가 9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 처음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쓴 맛을 봤다. 삼성에버랜드는 AA+등급 회사채 중 최고 대우의 금리를 원했지만 수요예측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바람에 절대금리의 매력이 크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5년물에 대한 수요는 발행 예정 물량에 턱없이 부족했다.

또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재무지표가 악화되는 와중에 희망금리 수준이 낮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 3000억 중 1400억 미배정…시장금리 하락에 저금리 부담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발행액 3000억 원 중 1400억 원 규모의 미배정이 발생했다. 3년물 1500억 원과 5년물 1500억 원 중 3년물과 5년물 각각 1300억 원과 60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들어왔다. 그러나 5년물 수요 중 300억 원은 희망금리 상단 보다 높은 금리에 투자의사를 밝혀 미배정 처리됐다. 원하는 만큼의 투자 수요를 채우는 데 실패한 것. 단순경쟁률은 3년물과 5년물 각각 0.87:1과 0.40:1을 기록했다.

삼성에버랜드는 대표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협의 하에 발행금리를 3년물과 5년물 각각 희망금리 스프레드 상단인 22bp로 결정했다. 당일 국고채 금리를 고려하면 각각 2.81%와 2.8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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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를 유인하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았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관측이다. AA+등급 회사채의 절대금리 매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다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국고채 금리가 추가 하락하면서 참여 의사가 있던 투자자들까지 발길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삼성에버랜드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난 15일 기준 A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2.91%와 2.99%를 나타냈다. 이후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요예측일인 18일에는 2.85%와 2.91%로 시장금리가 하락했다. 특히 5년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5년물에 대한 금리 메리트가 많이 감소했다.

5년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자 3년물에서도 일부 투자자가 수요예측 참여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3년물과 5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면서 5년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시장금리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희망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제시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버랜드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에 12~22bp씩을 더한 금리로 희망금리를 제시했다. 희망금리 상단은 12일 기준 민평금리 스프레드인 25bp, 24bp에 비해 2~3bp씩 낮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면서 "최근 절대금리가 낮은 AA급 채권은 희망금리를 조금이라도 낮게 제시할 경우 번번히 미매각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 골프장 사업 등 실적 부진…순차입금 증가 기조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경쟁 격화 등으로 골프장 운영 등의 주요 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매출액이 10%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영업이익은 2221억 원에서 1287억 원으로 감소했다. 골프장 실적 저하로 E&A 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했고, 완공사업장에 대한 대손을 반영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자사주 매입과 삼성바이로직스 등에 대한 지분투자 등으로 자금 소요가 확대되면서 차입금도 늘었다. 순차입금 규모는 2011년 -1218억 원에서 2012년에 8766억 원으로 약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56.5%에서 74.3%로 상승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 왔다"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악화와 차입금 증가는 삼성 프리미엄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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