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성장' 동원그룹, 빚보증 규모가… 지주사 동원엔터 6065억, EBITDA 20배..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김익환 기자공개 2013-06-19 10:31:00
이 기사는 2013년 05월 16일 08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연확장에 치중해왔던 동원그룹이 무더기 빚보증에 짓눌린 형국이다. 지주사가 자본을 크게 웃도는 빚보증을 짊어지고 있다. 일부 우발채무 폭탄이 터지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의 입지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식품·포장재 업체를 잇따라 거머쥐면서 몸집을 불려나간 동원그룹은 실탄 마련을 위해 차입금을 늘려나간 바 있다. 하지만 인수합병을 위해 차입금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으면서 경영기반이 훼손될 우려도 커진 셈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난해 계열사에 제공한 채무보증 규모는 60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참치캔 업체인 스타키스트(2774억 원, 2억5900만 달러)와 동원시스템즈(1160억 원)을 비롯한 11개 계열사에 빚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무더기 빚보증은 동원엔터프라이즈에 압박감을 주기 충분하다. 지난해 빚보증 규모가 자본총계(5482억 원, 개별기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89억 원) 대비 20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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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엔터프라이즈는 각각 참치어획과 참치 가공·유통을 전담하는 동원산업과 동원F&B를 축으로 수산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스타키스트와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해외사업과 정밀·건설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앞서 2004년 김 부사장의 형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증권을 계열분리해 한국금융지주그룹을 일궜다. 김남정 부사장은 일찌감치 동원엔터프라이즈 최대주주(67.98%)로 등극하며 지배구조상 동원그룹 식품부문 경영권을 쥐고 있다.
김 부사장 경영기반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6000억 원대 빚보증에 얽혀있다는 점은 오너일가 경영권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물론 오너일가의 경영권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부실에 따라 김 부사장의 경영권 입지가 좁아질 수 여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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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엔터프라이즈가 무더기 빚보증을 짊어진 것은 동원그룹의 외연 확장과 맞물린다. 세계 최대의 참치 조업·유통 업체인 동원그룹은 잇단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2005년 해태유업(동원데어리푸드)을 인수했고 2008년과 2010년 각각 스타키스트(2억8000만 달러)와 블로우션리얼리티유한회사 토지 사용수익권(521억 원)을, 지난해에는 세네갈 수산캔업체 SNCDS(55억 원)를 각각 매입했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베네스트를 비롯한 주택사업을 추진했고 대한은박지를 유상증자 형태로 1195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잇단 영역확장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 외부차입에 의존하면서 빚보증은 크게 늘었다. 스타키스트 인수대금 지급보증이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대주단에서 차입한 인수금융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빚보증과 별도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산업은행 사모펀드(PEF)가 보유한 1500만 달러의 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청구권도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짊어지고 있다.
주택사업 부실이 깊어지거나 인수합병에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빚보증 폭탄이 터질 수 있단 우려감도 새어나온다. 당장 250억 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동원하우징(용인 동백 타운하우스 시행사)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380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우발채무 현실화가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원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공시된 내역이외의 것은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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