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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지주, KDB생명 유상증자 계획 철회 KDB생명 1.3조 만기보유자산 재분류…금리상승시 RBC비율 급락 우려

김영수 기자/ 안영훈 기자공개 2013-05-20 15:47:54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0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금융지주가 KDB생명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 제고를 위해 검토했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키로 했다.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데 따라 RBC비율이 40%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상승시 매도가능증권의 가격변동에 따라 RBC비율이 급감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감독 당국은 자본적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지주는 KDB생명에 대해 3000억 원 정도의 유상증자를 검토했지만, 지난 4월 만기보유금융자산에 대한 계정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추가 자본확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칸서스(GP) 및 LP(유한책임회사)와의 합의가 쉽지 않은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따라 만기보유금융자산의 계정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을 40% 정도 상승시키는 효과를 거둠에 따라 유상증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향후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낮추는 등의 영업을 통해 RBC비율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국민연금 등 LP의 추가 출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산은지주와 공동GP인 칸서스도 추가 출자에 긍정적이지 않아 KDB생명에 대한 유상증자 검토는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산은지주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4월 10일 1조3000억 원 규모의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이를 통해 약 1500억 원 정도의 평가이익이 발생해, 40% 정도의 RBC비율 상승 효과를 거뒀다.

만기보유금융자산은 만기가 고정돼 있고 회사가 만기까지 보유할 의도가 있는 자산으로, 장부금액으로 가치를 산출한다. 저금리 기조에서 장부가로 인식하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 추가적인 평가이익이 생기고, 보험사는 회계처리 변경만으로도 자본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산은지주는 금융감독 당국의 금리역마진 리스크 신설로 인한 요구자본증대효과를 감안한다면 이번 만기보유금융자산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을 20% 정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KDB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199.7%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21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은 다만, 금리상승시 매도가능 유가증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평가손실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에 KDB생명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기보유금융자산에 대한 매도가능증권 재분류는 회계상 인정되지만, 보수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분류 후 3년간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금리상승시 가격변동(평가손실) 리스크를 고스란히 해당 회사가 떠 안을 경우 RBC비율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DB생명은 금리인상 리스크가 커졌지만 위험부담은 시장의 우려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회계처리 재분류로 인해 금리인상 리스크 부담이 종전보다는 커졌지만 위험부담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다"며 "만약 금리인상으로 채권가치가 하락하면 매도가능으로 분류한 채권을 매각하고 그 매각자금으로 다시 채권을 매입해 평가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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