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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스팩 합병 추진, 분위기 반전하나 일부 증권사, 2호 스팩 설립 추진

장소희 기자공개 2013-06-12 10:07:08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5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잇따른 합병 실패로 고사 위기에 놓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시장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합병대상을 찾은 키움스팩1호가 상장 심사를 통과한 데 이어 하나그린스팩도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을 시도하자 스팩 시장에 대한 관련업계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움1호스팩은 지난달 휴대폰용 코팅장비 제조업체인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과 관련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한일진공기계는 25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휴대폰용·광학렌즈용 코팅장비업체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덕분에 휴대폰용 코팅장비의 매출이 본격화 되고 있다. 2009년 105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416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고, 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도 94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7%로 높은 수준이다.

거래소는 이 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합병 결정 이후 2500원 정도에 불과했던 키움스팩1호 주가가 최고 3180원까지 오르는 등 시장에서도 한일진공기계와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나그린스팩은 지난달 31일 애니팡'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상장예심을 청구했다. 선데이토즈는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시장에 돌풍을 일으켜 창립 이듬해인 2010년 8억 원이었던 매출액을 지난해 238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3억 원, 26억 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실적과 향후 모바일 시장의 성장성 측면에서는 거래소 심사에 문제가 될 부분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스팩 합병 보다는 청산을 선호하던 주요 주주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들어 합병에 우호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도 스팩 시장의 부활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과거 스팩이 합병을 위한 상장예심 단계에서부터 고배를 마신 것에 비해 이번 합병상장은 출발부터 순조롭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주주인 자산운용사들이 합병에 동의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수익률"이라면서 "최근 스팩과 합병하는 기업의 내용이 좋고 합병 발표 이후 스팩 주가도 많이 올라 합병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관측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조만간 스팩 한 곳이 추가적으로 합병 상장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올해 합병을 추진할 스팩은 키움1호와 하나그린스팩 이외에도 2~3곳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곳만 합병대상을 확정해 조만간 예심청구에 나선다.

스팩 2호 출시를 검토하는 증권사들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스팩이 새로운 수익창구가 된다고 판단한 증권사들이 스팩1호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번째 대상을 찾아 나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유가증권시장에 스팩을 상장시킨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에 새로 스팩을 구상을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스팩 운용을 통해 스팩 자체가 유가증권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지난 2010년부터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적절한 합병대상을 찾아 재도약을 노리는 스팩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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