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은행채, 순발행 급물살 탔다 순발행 규모 4월比 확대...한계기업 급증, 예금잔액 감소로 순발행 장기화 전망
이승연 기자공개 2013-06-19 09:50:57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7일 16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월 은행채가 올들어 최대 폭의 순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4월 순상환 기조를 보인 시중은행들이 순발행으로 돌아섰고 특수은행이 두달 연속 물량 공세에 나섰다.산업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각각 2조 6000억 원, 1조 300억 원 등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발행량을 기록했다. 순발행 규모도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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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은행 두 달 연속 순발행…産銀 순발행 규모 올 들어 최대
7일 머니투데이더벨이 5월 국내 은행채 발행규모를 조사한 결과 총 8조 2700억 원으로 만기도래물량인 5조 435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월 초부터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의 잇따른 물량공세가 하반월까지 이어지면서 순발행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수은행은 한 달 동안 총 5조 1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물량인 2조 711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동안 은행채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산업은행이 물량을 대거 쏟아 부은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을 올 들어 가장 많은 규모인 2조 6000억 원어치를 발행하며 2조 310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반면 다른 특수은행들은 주춤했다. 기업은행은 4월과 마찬가지로 순발행 기조를 이어갔지만 그 폭은 2000억 원 줄어든 6590억 원을 기록했다. 특수은행의 순발행을 주도해 온 수출입은행도 올해 처음으로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지난 2월 1조 원가량의 순발행을 기록한 수출입은행은 서서히 순발행 폭을 줄여 4월 1600억 원까지 좁히더니 5월 230억 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농협과 수협은 4월에 이어 5월에도 발행물량이 없어 각각 4000억 원, 400억 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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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대규모 순상환 시중은행, 순발행으로 전환…스탠다드차타드, 1조 300억 규모 발행
시중은행은 총 2조 6000억 원어치를 발행, 만기도래물량인 2조 1740억 원을 조금 웃돌면서 426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대규모 순상환을 주도한 국민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이 순발행으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 중에서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올들어 가장 많은 총 1조 300억 원어치를 발행, 처음으로 순발행을 기록했다. 4월 잠시 순상환 기조를 보인 우리은행도 만기물량인 4000억 원을 웃도는 63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신한은행도 10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이어진 순상환을 마감했다. 4월에 발행물량이 없었던 국민은행은 5월 3000억 원을 발행해 176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은 지난달에 이어 발행물량이 전무, 각각 1500억 원, 2000억 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외환은행도 만기물량인 3500억 원을 소폭 하회하는 2800억 원을 발행, 3개월 연속 순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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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순발행 당분간 지속…한계기업 급증·예금잔액 감소세 뚜렷
은행채 순발행은 4월부터 본격화됐다. 1월부터 3월까지 순상환 기조를 보이던 은행채는 4월 627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 지난 5월 2조 8350억 원으로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4월부터 시작된 은행채의 순발행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 해운, 조선 등 위험 업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나면서 특수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실기업에 신용공여를 해온 시중은행들의 충당금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20조 5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예금 이탈 현상도 본격화됐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예금수 잔액은 1037조 4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5조 1000억 원 줄어들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2월 4조 2000억 원, 3월 1조 7000억 원 감소했고 요구불예금 잔액도 105조 원으로 3월보다 1조 9000억 원 감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금고객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자금확보차원에서의 은행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채의 순발행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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