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6월 12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 그룹의 물류 계열사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이 가시화 되면서 매각 구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영권을 동반한 진성 매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향후 동부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되사는 방식으로 매각 구조가 짜여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시장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구조는 금호그룹의 패키지딜 가운데 금호고속 지분 매각과 비슷한 형태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워크아웃 상태였던 금호산업은 지난 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고속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우건설 지분을 묶어 IBK-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움에 95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당시 금호그룹은 보유 자산을 묶어 내다파는 과정에서 금호고속 매각을 반대했었다. 금호그룹은 소수지분이었던 대우건설(12.28%, 4155억 원)이나 서울고속버스터미널(38.74%, 2000억 원) 매각은 용인했으나 금호고속 지분 전량과 경영권까지 내놓는 것은 그룹의 모태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패키지 딜에서 가장 알짜 자산으로 분류됐던 금호고속이 빠질 경우 자칫 딜 성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금호그룹을 설득했다.
3년 후 금호고속을 다시 사갈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금호그룹에 주고, 상근 감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 권한 역시 금호그룹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매각 구조가 짜여졌다. 형식상으로는 지분 100% 매각이었지만 회사의 경영권은 금호그룹에 그대로 부여해 매각 후에도 금호고속이 그룹의 지배하에 놓일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셈이다.
시장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 역시 금호그룹 패키지 딜 가운데 금호고속의 매각 구조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가 그룹내 물류 수요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동부그룹이 경영권을 쉽사리 포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동부그룹 오너인 김준기 회장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을 원치 않고 있다는 점도 진성 매각 가능성이 희박한 방증이기도 하다.
원매자를 SI(전략적투자자)가 아닌 FI(재무적투자자) 위주로 찾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FI로서는 100% 지분을 가져가되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은 동부그룹에 되팔거나 그룹이 이를 포기할 경우 동부익스프레스를 노리는 SI에 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엑시트 부담도 덜하다.
금호산업의 운송사업부였던 금호고속이 2011년 물적분할을 통해 100% 자회사로 분리된 뒤 매각 수순을 밟은 점 역시 동부익스프레스의 상황과 비슷하다. 동부그룹은 동부건설의 물류 사업부였던 동부익스프레스를 작년 물적분할한 뒤 재무적투자자에게 지분 49.9%를 매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가 금호고속 매각 구조와 똑같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성 매각을 통한 완전한 결별을 원치 않는 동부그룹으로서는 궁극적으로 동부익스프레스를 되찾을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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