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LED 전략 실패로 눈물의 구조조정 일부 사업부 매각 통한 재무구조 개선 택한 듯
김일문 기자공개 2013-06-17 10:26:29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4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이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뭘까.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의 주 매출처이자 캡티브 마켓인 LG전자의 실적 부진과 함께 LED 사업 전략 실패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결국 일부 사업부를 도려내 자발적으로 재무 개선을 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3~4년 전부터 LED 사업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2년에 걸쳐 총 1조5000억 원의 자금이 LED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쓰였다.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LED 사업부는 생산 제품의 90% 이상을 TV용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주 매출처였던 LG전자의 TV 사업이 삼성전자에 압도당하면서 LG이노텍의 재무사정도 악화돼 갔다. 완성품 업체의 실적 악화가 부품업체인 LG이노텍에까지 전이된 셈이다.
지난 2008년 70%대에 머물렀던 부채비율은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던 2009년과 2010년 180% 내외로 치솟았고, 작년에는 277%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12%대에 불과했던 차입금 의존도 역시 5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10월 등급 평정 보고서를 통해 "LG전자 주요제품의 부품을 공급하는 수직 계열화 된 사업 구조에서 LG전자의 실적은 LG이노텍의 실적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향후 LG전자의 휴대폰 및 TV 사업의 실적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은 LED 부품의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설비 투자에 나섰지만 TV 시장의 중심이 LED에서 OLED로 서서히 이동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LED 부품 수요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TV 부품 이외에도 LED 조명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회하려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ED 조명이 전력 소비 효율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정부의 지원도 주로 중소업체들에 편중돼 있어 LG이노텍과 같은 대기업이 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LG이노텍으로서는 언제 살아날 지 알 수 없는 LED 사업에 매달리기 보다는 보유 사업부 가운데 수익성이 꾸준하고 성장성도 기대되는 광학렌즈(카메라모듈)사업부와 LG마이크론과의 합병을 통해 가져온 일부 사업은 남겨놓는 대신 비핵심으로 분류되는 PCB 등 일부 사업부를 묶어 유동성 확보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이 사업부 매각을 통해 1조 원 가량의 현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으나 희망 가격대로 딜이 쉽게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전자 산업 자체가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과 LG이노텍이 내놓은 사업부가 사양 산업으로 분류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격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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