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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작업 중단...연내 상장 불투명 시황 악화로 피어그룹 PER 하락…"제값받기 어려워"

한형주 기자공개 2013-06-21 09:09:31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0일 22: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8월 거래소 입성을 준비 중이던 현대로템이 상장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증시 부진으로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피어그룹(비교대상 기업)이 한국·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국내외 곳곳에 포진돼 있는 로템 기업공개(IPO)는 그만큼 글로벌 시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악화된 증시 환경을 이유로 IPO 작업을 중단하고 상장 시점을 잠정 연기하기로 주관사단(KDB대우증권·BofA 메릴린치 등)과 합의했다. 이달 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었던 로템은 신고서에 반영되는 결산 기준 시점(3월 말)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해야 하는 '135일룰(Rule)'에 따라 8월13일 전까진 납입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감안해 로템은 최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동부증권과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 등 5곳의 증권사로 인수단을 구성키도 했다. 주관사단 및 인수단과의 공모주 총액인수 계약 체결은 다음 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상장 계획이 미뤄짐에 따라 인수 계약은 물론 신고서 제출 일정 또한 늦춰질 전망이다.

현대로템이 이처럼 상장을 망설이는 이유는 최근 국내 종합주가지수(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반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말 2000포인트를 터치하는가 싶더니 이내 낙폭을 확대, 이날까지 150포인트(약 7.5%) 넘게 밀려났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및 출구전략 발언이 악재로 작용했다.

해외 증시도 출렁였다. 19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1.35% 빠진 것을 비롯, 독일 DAX지수는 2.49%, 프랑스 CAC40지수는 2.52% 급락했다. 20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74%, 홍콩 항셍지수는 2.88% 각각 내렸다.

이렇게 되면 현대로템의 유사기업인 보슬로(Vossloh), 알스톰(Alstom), 지멘스(Siemens), 미쯔비시 중공업(Mitsubishi Heavy), 삼성엔지니어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주가와 주가수익비율(PER)도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로템은 지난해 뿐 아니라 올 상반기 예상 순이익 및 PER까지 공모가 산정에 적용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제고에 현 주가 흐름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를 준비 중이던 로템 측은 시장 상황이 이달 내 진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상장 작업을 일시 보류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이 안 좋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 보다는 타이밍을 보고 다시 일정을 잡는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며 "희망한 가격을 못 받을 게 뻔한 상황이다 보니 이래저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내부적으로 연내 상장이라는 기본 목표는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가장 빨리 증시에 입성하는 시나리오는 역시 135일룰에 따라 오는 9월 중 신고서를 내고 11월에 상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통해 로템과 재무적 투자자(FI)인 모간스탠리 PE가 공모가에 민감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연내 IPO 또한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달성한 대규모 해외 수주건이 실적에 반영되고, 유사기업 평균 PER가 15배 수준을 유지해 준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상 공모 규모는 6000억~6800억 원 정도로 논의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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