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펀드, 태반이 잦은 매매 '투자주의보' KB밸류포커스, 한국밸류10년, 신영마라톤 회전율 100% 미만
신민규 기자공개 2013-08-13 13:59:05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7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밸류포커스, 한국밸류10년투자, 신영마라톤증권 등 가치투자 펀드들이 위기 속에서 빛난 가운데 '가치투자'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너도나도 '가치투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무늬만 그런 경우가 태반이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가치투자 펀드라면 으레 좋은 종목을 사서 오랫동안 묻어둘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도 매매회전율이 높은 곳이 부지기수였다. 수익률 부진, 매니저 교체, 설정액 급감, 잦은 종목 교체의 악순환이 가치투자라는 운용철학을 무너뜨리며 회전율을 비정상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KB밸류포커스 회전율 54.93% 최저, 동양·유진 펀드 300% 안팎 최고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치투자 유형으로 분류된 펀드를 대상으로 지난 4분기(1~3월) 매매회전율을 연환산했을 때 KB밸류포커스증권모[주식], 베어링밸류스타일증권투자신탁(주식), 신영마라톤증권(주식) 펀드가 연평균 매매회전율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펀드들은 대부분 100%를 넘어섰다. 연간 한번 이상은 보유주식을 모두 교체한다는 얘기다. 심한 경우 200%를 넘어선 펀드도 있었다. NH-CA아이사랑적립증권1호[주식](모) 펀드가 연환산 회전율 215.41%를 기록했다.
동부진주찾기증권투자신탁제1호[주식], 알리안츠GI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주식](모) 펀드도 200%대의 회전율을 보였다. 심지어 동양라이징밸류증권1호(주식) 펀드와 유진트루밸류증권투신(주식) 펀드는 각각 292.86%, 339.22%를 기록했다.
펀드의 매매회전율이란 해당 운용기간 동안 매도한 주식가액을 같은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보유한 주식가액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연평균 매매회전율이 300%면 보유주식을 1년간 세 번 교체했다는 뜻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편차가 크지만 연평균 200~300%의 매매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가치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려면 연간 매매회전율이 100%를 넘어서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름만 가치주 투자를 천명할 뿐 실제로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이 2009년 가치주 장기투자형을 위탁사에 맡겼을 당시에도 매매회전율을 2년간 200% 이내로 제한한 바 있다.
매니저들은 이와 관련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경우 일시적으로 특정 분기의 매매회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소형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가 일부 종목이 과도하게 올라 차익실현을 한 펀드의 경우 매매회전율이 올라간 것이 사실이다. 가치투자도 결국 해당 종목이 목표수준에 도달하면 매도하기 때문에 꼭 장기투자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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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회전율 높은 펀드가 성과도 대체로 안 좋아… 매니저 잦은 교체, 펀드 망가뜨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매회전율이 높은 펀드가 수익률도 대체로 좋지 않았다.
연환산 매매회전율이 100% 미만으로 집계된 KB밸류포커스증권모[주식], 베어링밸류스타일증권투자신탁(주식), 신영마라톤증권(주식)운용 펀드는 각각 연초후 9.28%, 0.76%, 7.38%로 플러스 성과를 냈다. 회전율 100%를 다소 넘겼지만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호(모) 펀드와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증권모1(주식) 펀드 역시 11.19%, 11.02%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회전율 200%를 넘긴 곳은 연초후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칸서스하베스트선취형증권투자신탁1호(주식)이 연초후 -3.19%의 수익률을 보였다. NH-CA아이사랑적립증권1호[주식](모) 펀드, 동부진주찾기증권투자신탁제1호[주식], 알리안츠GI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주식](모) 펀드가 각각 연초후 -1.44%, -5.35%, -6.69%로 부진했다.
회전율 300% 안팎을 기록한 동양라이징밸류증권1호(주식) 펀드와 유진트루밸류증권투신(주식) 펀드는 각각 -3.18%, -5.59%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관계자들은 매매회전율이 특정 기간 동안 급등했을 경우 포트폴리오에 담은 종목에 이상이 있는지, 최근 매니저가 교체됐는지, 설정액이 급감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을 권했다. 특히 가치투자 펀드로 잘나가다가도 매니저 교체 등 변수를 만나면 운용철학이 한순간에 무너져 펀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 펀드의 경우 과거 한때 수천억 원대 규모를 자랑하며 매매회전율 역시 100% 미만을 유지하며 가치투자 펀드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이 운용사는 3년 이상 장기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인 만큼 저평가 종목을 적극 발굴하고 매매회전율을 100% 미만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매니저가 수시로 교체되면서 설정액이 급감하고 매매회전율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치투자 대명사로 꼽히는 운용사들은 대표매니저를 유지하고 있었다. KB밸류포커스 펀드의 경우 2009년 설정 이후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이 책임운용역으로 줄곧 맡아오고 있다. 신영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역시 최고운용책임자(CIO)인 허남권 전무와 이채원 부사장이 수년째 자리를 지키면서 운용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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