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동양파워 '통매각'이 살길? 유일한 돌파구 '자산매각'..발전사업 운영권 매각여부 포인트
김장환 기자공개 2013-09-24 10:31:18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3일 19: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그룹이 오리온그룹의 자금지원 요청 거절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인 가운데, 과연 어떤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일단 채권단에서도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동양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동양그룹이 진행 중이던 자산매각을 주목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동양,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동양파이낸셜 계열사를 통해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1조 1508억 원대 단기조달자금(CP, 전자단기사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CP만 5000억 원 어치에 달한다.
오리온그룹이 지원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한만큼, 동양그룹이 CP 만기를 막기 위해서는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당장 금융권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5000억 원대 개인투자자 CP라도 상환해줘야 한다. 금융감독당국의 확고한 입장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최근 현재현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오너 일가가 책임지고 만기가 돌아오는 CP 상환자금을 마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지원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금융권의 추가자금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바로미터'는 적어도 이달 안에 5000억 원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그룹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은 올해 들어 자구계획안으로 진행해 온 자산매각뿐이다. 동양그룹은 올해 초부터 동양파워 일부 지분 및 동양매직과 20여 개 레미콘공장 등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매각 자체가 지지부진하면서 단기간에 이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매각가를 대폭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고 동양그룹 입장에서 자산을 '헐값'에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급한 불을 진화한다고 하더라도 불과 5개월 후인 내년 2월까지 CP 및 전자단기사채 미상환 잔량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가격을 낮추지 않는 선에서 그나마 단기간에 매각 성사 여부가 점쳐지는 매물은 동양파워 정도다. 올해 초 정부의 6차 전력수급계획의 최대격전지였던 삼척지역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체다. 완공시점이 2017년 말이어서 본격적인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물 가치로는 현재 동양그룹이 보유한 사업 중 최고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역시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이 시도됐을 경우에 가능한 얘기다. 현재 동양그룹은 동양파워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50% 이상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래 발생할 수익을 고려한 문제다. 매년 발생할 손익에서 적어도 절반 이상을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완공시 삼척화력발전소의 예상 손익은 매출 1조 5000억 원, 영업이익 3000억 원 정도다.
만약 동양파워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에는 순조롭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현재 동양파워의 총 지분 가치는 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삼척화력발전 자체가 동부그룹, STX에너지, 삼성토탈 등 여러 기업들이 욕심을 보이며 뛰어들었던 사업이기도 해서 인수대상자를 찾기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매각이 현실화되면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동양그룹의 장기성장 계획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동양그룹은 2017년 발전소 완공 후 안정적 수익이 확보되면 해당 지역에 환경에너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골든오일'로 실패했던 에너지 장기 플랜을 삼척화력발전소를 통해 다시 그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동양파워 지분 매각에서 어떤 결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동양매직과 시멘트공장부지 매각 등을 통한 유동화 계획이 CP 만기 이전에는 불가능한 상태"라며 "그나마 매력도를 지닌 매물로 동양파워 정도가 꼽히지만 운영권을 확보할 수 없다면 원매자 입장에서는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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