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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네트웍스 자산 넘기기 오너家 출구전략? 그룹 흔들리면 경영권 확보 불가능..이관희 주식 받은 이유도 뚜렷

김장환 기자공개 2013-09-30 10:16:10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7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그룹이 그동안 계열사 동양네트웍스로 자산을 넘기며 '그룹 해체 이후'를 준비해왔다는 구설에 휩싸였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동양네트웍스에 자산을 매각한 것이 현재현 회장 등 사주 일가의 소위 '출구전략'이었다는 해석이다. 최악의 경우 동양네트웍스를 통해 지배구조의 '새판'을 짜고, 나머지 계열은 '꼬리'를 자르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동양그룹이 동양네트웍스에 넘겨온 자산들을 보면 이 같은 해석에는 다소 무리가 뒤따른다. 양도받은 자산들의 가치 자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데다, 동양네트웍스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연간 운용자금에 부담만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배구조 자체를 놓고 볼 때도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인 것으로 분석된다.

◇ 동양네트웍스 연이은 자산 매입, 과연 '출구전략'일까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가 6월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자부동산은 1056억 원대에 달한다. 2011년까지 비유동자산 내역에서 투자부동산이 전무했고, 작년에는 122억 원 규모에 그쳤다. 올해 들어 계열사들로부터 부동산을 갑작스럽게 매입하며 빚어진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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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네트웍스가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당시 동양레저로부터 웨스트파인 골프장 부지와 시설물 일체를 793억 원에 확보했고, 같은 달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그룹연수원을 131억 원에 인수했다. 동양레저에서 자체적으로 매각을 시도하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자, 그룹사 차원에서 동양네트웍스에 자산을 넘기기로 결정해 이뤄진 일이다.

당시 동양네트웍스가 활용한 실탄은 모두 동양그룹 창업주 미망인 이관희 이사장으로부터 빌린 자금이었다. 동양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이 이사장으로부터 오리온 주식 16만 주를 무상으로 대여받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를 통해 1600억 원대 현금을 확보했고, 현재까지 계열사 자산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총 1204억 원 정도가 쓰였다. 나머지는 유보자금으로 쌓여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현재현 회장 일가의 '출구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동양네트웍스가 동양계열과의 자금 거래가 적어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계열사라는 점이 거론됐다. 한 마디로 청산 가능성이 높은 동양레저로부터 필요한 자산을 동양네트웍스에 옮겨놓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꼬리자르기'에 들어가려는 의도였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 ㈜동양 통해 네트웍스 지배, 그룹 흔들리면 경영권 확보 '불가능'

하지만 이 같은 해석을 내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동양네트웍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동양과 계열사들을 통해 지배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일차적인 이유다.

동양네트웍스는 티와이머니대부가 지분율 23.07%로 최대주주 자리에 앉아있고, 뒤를 이어 ㈜동양이 지분 14.61%를 확보하고 있다. 동양증권이 9.25%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다. 반면, 현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8.8%에 그친다. 나머지는 개인주주들의 몫이다. ㈜동양이 흔들릴 경우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힘든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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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네트웍스가 가져온 자산 자체의 가치가 낮고, 경영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다는 점도 출구전략설에 의문을 더한다. 특히 동양네트웍스의 자산 매입은 꾸준히 매각을 시도했다가 실패로 돌아간 매물들을 받아주는 형태였다. 이 이사장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자금을 계열사에 돌리는 역할이 컸다.

동양그룹이 동양네트웍스에 계열사 자산을 넘긴 것은 시간 벌기 목적이 강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각을 추진하던 자산의 매매가가 예상보다 하락하자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이었다. 늦어도 올해 9월까지는 매각을 완료할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원매자를 물색했다.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거액의 CP 상환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경기침체 이유로 매각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계획된 시점을 맞추지 못했다.

동양네트웍스 입장에서는 당장 팔지도 못할 자산을 쥐면서 비용 부담만 떠안고 있다. 웨스트파인과 연수원의 경우 수익이 나지도 않는데다, 운영자금 등 고정비 지출 부담만 계속되고 있다. 당장 동양네트웍스 자체의 손익도 변변치않은 상황에서 내년까지 매각이 미뤄질 경우 부담이 상당수준 이어질수밖에 없다. 본업인 SI업종도 각종 규제와 진입장벽으로 부담이 만만찮은 가운데, 이로 인한 부담만 가중되는 형국이다.

◇ 오리온 주식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명확'

"이관희 여사가 오리온 주식을 증여한 주체가 왜 동양네트웍스였을까"라는 문제제기도 반박의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상적인 방안이었으면 CP만기 부담을 갖고 있는 ㈜동양이나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직접 주식을 증여했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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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의 재무상태를 봤을 때 이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을 대여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오리온 주식을 대여한 지난해 11월 이전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의 재무건전성이 심각한 수준이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2011년 이미 자본잠식에 빠졌고, 지난해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양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679.8%에 달한다. 만약 1600억 원대 달했던 이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을 대여형태로 받아왔더라면 부채비율이 750%대로 치솟는다.

그나마 당시 동양그룹 계열 중에 재무여력이 있었던 곳은 동양네트웍스 정도다. 지난해 3분기 동양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313.7%로 낮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여타 계열에 비해서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다. 더구나 대규모 CP를 쥐고 있어 재무건전성 부담을 쥐고 있던 계열들에 비해서는 차입규모도 크지 않아, 이 여사의 주식을 대여받기 수월했던 유일한 곳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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