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 너도나도 '지주사 전환', 유한양행은? 매출액 상위 대부분 지주行 속 예외.."경영권 강화·승계 필요없어"
장소희 기자공개 2013-10-10 09:28:1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7일 09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제약사들의 지주사 전환이 이어지면서 매출액 상위 제약사 7곳 중 유일하게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은 유한양행에 관심이 쏠린다. 지주사 전환의 최대 목적이 경영권 강화와 승계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유한재단·유한학원 등이 대주주로 있는 유한양행은 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제약업계에 지주사 전환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 관계자는 4일 "지주사 전환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제약사 6곳(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동아제약, 종근당)이 이미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한양행은 지주사 전환의 최대 목적으로 꼽히는 경영권 강화나 2·3세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으로 지분 15.4%(171만7623주)를 보유하고 있고 유한학원이 7.57%(84만4663주)로 2대 주주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 창립자인 고 유일한 박사가 남긴 유언에 따라 유한양행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비영리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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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은 창립자 사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한 덕에 경영권 강화나 승계 이슈가 전혀 없다. 유일한 박사의 아들(일선)은 유한양행 지분을 전혀 받지 못했고 딸(재라)은 유한학원 주변 땅 5000평을 상속받았지만 이마저도 공익재단에 기부했다. 현재까지도 창립자 가족이나 친인척이 경영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1년 이래로 배당률을 15~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 그 최대 수혜자다. 결론적으로 유한양행은 순전히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의 이사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회사다.
재단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한양행 경영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지주사 전환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에 따른 증여세 문제가 얽히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한 지분과 그에 따른 의결권 등을 활용해 충분히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재단의 전신은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으로 철저한 사회 환원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보유한 유한양행 지분에 따른 배당금도 장학사업 및 사회복지 사업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도 3000억 원에 가까운 보유현금을 활용해 지분투자나 M&A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지주사 전환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에는 크게 흥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제약사업 발전 방향은 내부 품질관리나 설비 기능 향상 차원에서 이뤄졌고 신약R&D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대한 니즈도 아직은 없는 상황"이라며 "제약사업 환경이 급변을 거듭하는 탓에 계속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선 지주사 체제 전환이 절실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업계 1위였던 동아제약이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를 갖추는 사이 단숨에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4517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도 달성하지 못한 제약업계 첫 1조 클럽이 탄생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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