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THE NEXT]"국내 금융회사, 기관투자가·사외이사 역할 중요"박경서 고려대학교 교수
민경문 기자공개 2013-10-29 09:50:13
이 기사는 2013년 10월 25일 14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지배주주가 모호하기 때문에 경영진의 전횡을 막기 위해선 기관투자가 및 사외이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발언력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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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지배주주가 모호한 국내 금융회사에서 경영진의 단기 업적주의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 능력보다는 정치적 커넥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다. 그는 "은행의 경우 경영진을 지명하는 데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의 개입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며 "오너가 없기 때문에 경영진이 노동조합과 야합을 시도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견제해야 하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조용하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거수기에 불과하다"며 "주주총회에서도 거의 발언을 하지 않는데 통계에 따르면 전체 안건의 0.6%에 대해서만 반대를 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지배주주와 일정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인사들 위주로 선정되는 것부터가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전문성과 독립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사외이사 구성이 항상 전직 국세청 직원, 교수, 변호사들이 많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부분이다"며 "이들 대부분은 기업 경영을 해 본 경험이 없는 분들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CEO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대표이사 선정에서도 독립성을 가져나가야 한다고 했다. 등기 이사가 아닌 집행임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부분도 지배구조를 건전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회사의 경우 생각보다 시너지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차이니즈월은 여전하며 지주회사 CEO와 자회사 CEO간 갈등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금융지주회사의 자산 및 매출의 85%이상이 은행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은행 경영자들이 자연스레 계열 증권, 보험사로 '낙하산'이 돼 내려오고 있는데 이는 각각이 엄밀한 다른 사업구조라는 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동양 사태를 예로 들며 금산분리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OECD 국가중 우리가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업을 산업자본이 소유하고 있다"며 "반대로 말하면 금융사를 통해 유입된 고객 자금이 오너의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쓰이고 있다는 얘기와도 같다"고 했다. 독립계 금융사들이 있는데 불공정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는 리레귤레이션(re-regulation)보다는 디레귤레이션(de-regulation)으로 가야 한다"며 "아직까진 금융기관을 경쟁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나 모범규준 등을 통해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준수여부는 자율에 맡기는 'Comply or Explain'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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