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04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전 소재 오투저축은행이 3년 연속 적자결산에 종지부를 찍었다. 영업정지 벼랑 끝까지 몰릴 정도로 악화됐던 자본적정성도 이제는 업계 평균을 상회, 우량 저축은행 대열에 편입했다. 이 모든 것이 대주주 변경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이뤄진 변화다.

과거 오투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조차 고개를 흔들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1998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흑자결산보다는 적자결산이 많았을 정도로 수익창출능력이 떨어졌고 15번이나 대표이사가 변경될 정도로 구주주간 알력 다툼이 심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인베스터유나이티드를 새주인으로 맞이한 이후 지난 9월 말 결산에서 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본적정성 제고다. 인베스터유나이티드에 인수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오투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0.3%로, 경영개선명령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새 주인을 맞은 이후 총 148억 원의 자본확충을 토대로 BIS비율을 12.41%(9월 말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저축은행업계 평균 BIS비율이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 부문에선 우량회사 대열에 편입된 셈이다.

또 다른 변화는 수익창출 능력 제고다. 한상학 대표를 비롯해 현 경영진 체제 구축 이후 기존 부실자산 정리작업과 병행해 수익창출 능력 제고를 위해 기존의 영업행태를 전면 재정비했다.

영업형태 재정비 과정에서 무엇보다 신경을 쓴 부분은 직원들의 기본 역량 배양이었다. 한상학 대표는 직원들의 이를 위해 △자체 여신품의서 체크리스트 △사후관리처리 프로세스 등을 만들었고, 직원 개개인에게 관리회계 개념을 숙지하도록 했다. 한 대표는 "금융회사의 역량은 나무의 나이테가 늘듯 서서히 쌓이는 노하우로 인해 결정되고, 이러한 노하우를 쌓는 토대는 직원들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스스로도 실적을 급격히 늘리는 무리수는 철저히 배제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대신해 많은 저축은행들이 수익창출원으로 삼고 있는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하면 한 순간 자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위한 초기 전산구축 비용, 9% 수준에 달하는 모집수수료, 소액신용대출 연체 등을 감안하면 법정 최고 이자율을 부과해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며 "자산을 늘리기 위해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상품을 취급한다는 것도, 서민금융기관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하면서 고금리 대출을 시행한다는 것도 현재로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신 한 대표는 현재 중소기업 여신에 80%이상 의존하고 있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지역 토착 아파트, 상가, 사업자 등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서서히 변화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한 대표는 내년 6월 말 결산에서 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의 기반을 다진 후 3년내 2500억 원 이내에서 자산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만들고 그 이후 자산을 늘리고, 또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말이다.

오투저축은행을 경영정상화 초입으로 이끈 한 대표에게는 경영실적 개선 외에도 또 다른 경영 목표가 있다. 향후 금융감독 당국의 검사에서 단 1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 요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유입물건 등을 평가하고, 부실여신 관리를 하고 있다"며 "정직하게, 열심히, 떳떳하게 영업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지원 방안에 대해서 한 대표는 예금보험료 현실화 방안을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한 대표는 "과거 저축은행 수신금리가 6~7% 수준일 때나 지금처럼 3%대 수준일때나 예금보험료는 0.5% 수준으로 동일하다"며 "새롭게 저축은행업에 진출한 플레이어에겐 차등적인 예금보험료를 적용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