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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시스템즈, 포스텍 IT 인수전 뛰어들까 [SI 리포트] 이재현 회장 내부거래 부담 해소 방안..자금력은 '열세'

김장환 기자공개 2013-11-06 13:17:2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포스텍 IT 부문 분할 매각에 재차 시동을 걸면서 CJ시스템즈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포스텍이 자율협약 신청 전 국내외 원매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사전 수요조사(태핑) 과정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인수 의지를 표명한 기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포스텍 채권단은 한 차례 무산됐던 IT 부문의 분할 매각을 위해 최근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달 내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조만간 매각공고를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텍 IT 부문은 STX그룹 계열사의 전산통합 시스템을 주업으로 해왔다. 국내 시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조선·해양부문에 특화된 IT 사업을 벌여왔다. 때문에 국내 전산시스템 통합(SI) 업체들은 포스텍IT 부문을 인수하게 되면 상당한 사업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텍은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기 전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미 IT 부문 분할 매각을 추진했었다. 올해 초 국내 SI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전 태핑 작업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몇몇 국내 업체들이 인수의사를 표했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인수 의사를 표명한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곳은 바로 CJ시스템즈다. 채권단 관계자는 "포스텍 IT 부문 분할 매각이 가시화되면 CJ시스템즈가 강력한 인수후보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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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시스템즈는 1995년 3월 설립된 비상장사로 CJ그룹의 정보시스템에 관한 종합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에 소프트웨어 개발용역 등 사업도 벌이고 있지만, 내부 물량이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CJ시스템즈가 기록한 매출은 2110억 원으로 대부분 그룹 계열을 통해 발생했다.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 GLS 등 그룹 계열로부터 거둬들인 매출액이 1845억 원에 달해 내부거래비율은 무려 87.5%다.

이런 상황에서 CJ시스템즈의 개인 최대주주에는 지분 31.9%를 보유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앉아있다. 이외에 CJ㈜가 66.3%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나머지는 개인주주의 몫이다.

과도한 내부거래비중과 이 회장의 높은 지분율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움직임이 불어닥치면서 CJ그룹의 골치가 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총수일가 지분 30%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방침을 발표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12%를 넘거나,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 원 이상인 업체에 대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 금지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상황에서 CJ시스템즈가 규제에서 벗어나는 방안은 이 회장의 지분을 처분하거나 외부 수주량을 급격히 늘리는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이 회장이 지분을 털고 나가기가 어려운 만큼, 외부물량을 다수 확보한 업체를 합병하는 것이 규제의 돌파구로 거론된다. 포스텍 IT부문 인수전에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SI업계에서는 CJ시스템즈의 현 상황을 볼 때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란 해석도 있다. 과도한 내부거래를 토대로 매년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재무여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채권단에서 현재 생각하고 있는 포스텍 IT 부문 매각가는 최소 9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장 CJ시스템즈의 자금상태는 이를 감당하기에 충분치 않다.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CJ시스템즈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10억 원에 불과하다. 총 차입금은 571억 원으로 순차입금은 261억 원이다. 부채는 1418억 원, 자본은 560억 원에 그쳐 부채비율이 253.4%다.

아직까지 비슷한 수준의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포스텍 IT부문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자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경우 부채비율이 400%대로 급속도로 오르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재무구조 훼손이 급격하게 진행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CJ시스템즈는 그동안 SI업체들에 대한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비상장사인데다 매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외부에 노출이 적었던 곳"이라며 "하지만 이재현 회장의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나서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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