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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경쟁력 '시험대' 올랐다 [Credit Report]선진국·신흥국 수요 위축…미국·일본업체 고급차 앞세워 승부수

황철 기자공개 2013-11-14 12:06:4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8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한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경기가 풀리면서 경쟁업체들이 고급 대형차로 무장하고 실지(失地) 회복에 나선 반면 현대·기아차의 선전을 이끈 중소형차들은 판매 정체에 빠졌다. 국내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선호현상으로 시장점유율 축소가 가시화됐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 같은 난관을 뚫기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과 품질 경쟁력 확보가 절실할 것으로 지적됐다.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외수 시장에서 고급차종 다변화와 제품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지속 성장의 관건이라는 것.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는 것도 중점 과제로 떠올랐다.

◇ 고급차·친환경차 경쟁력 확보 급선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월(한국신용평가 기준) 비금융 민간기업 중 네 번째로 국내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 반열에 올랐다. KT, SK텔레콤, 포스코의 경우 내수 시장에서의 과점적 지위와 강력한 영업기반을 발판으로 신인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의 품질경쟁력과 브랜드인지도, 다각화한 해외 사업기반 등이 신용등급을 받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매출액 기준 외수시장 비중은 약 85%에 이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요동쳤지만 주요 경쟁사의 구조조정과 원화 약세 등 우호적 외부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톱 5 업체로서 입지를 굳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소형차 중심의 시장 공략에 나선 점도 세계적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러나 올해들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영업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선진시장 신흥시장 할 것 없이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데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공격적 영업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위축이 가장 우려스럽다. 미국시장은 중소형 차종에 강점을 가진 현대기아차의 부흥을 이끈 터전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격과 연비를 중요시하는 실용적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최근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대형차와 픽업트럭 위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차급과 차종을 보유한 미국 빅 3 업체와 일본 기업에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됐다. 도요타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 선도업체들은 고급차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와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를 비롯해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의 럭셔리 차종을 앞세워 다변화된 지역과 소비계층을 공략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업체들도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의 적극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고급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글로벌 고급차 수요 확대에 맞춰 미국과 중국 등에서 고급차종의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해외 직접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 K7, K9 등 중대형차(E세그먼트) 전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후 해외수출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고급차 시장에서 공급 측면에서도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2013년 1월~8월 기준 국내시장에서는 E세그먼트 이상의 고급차 판매가 10만대에 근접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약 5.5만대에 그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 가운데 국내 비중이 15% 정도에 그치지만 E세그먼트 이상으로 한정하면 내수판매가 약 65%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또 내수판매 가운데 E세그먼트 이상의 비중은 13.5%인 반면 해외판매 비중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신용평가는 "글로벌 완성차시장의 저성장 국면과 중소형차 시장의 경쟁을 감안하면, 고급차종의 판매기반을 확충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출시 예정인 제너시스 후속 모델과 내년 미국시장 판매 계획인 K9의 성공 여부가 향후 고급차 부문의 경쟁력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친환경차 부문에서의 기술력과 제품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시장의 경쟁구도를 바꿀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신흥국 시장 위축, 판매부진 한 요인

여기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신흥시장의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들 시장은 현대기아차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사업 기반 중 하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 성장을 견인했던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의 시장이 경기 침체의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경기 하강과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환율 등 금융 불안의 외부요인이 부각했다. 이들 지역의 2013년 1월~8월 자동차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축소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성숙기시장의 수요 정체와 신흥시장의 판매 둔화 등 완성차 수요의 저성장이 예상된다"라며 "구조조정을 완료한 해외 경쟁업체들이 공격적 영업전략을 전개함에 따라 각 지역별 경쟁양상 역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내적 대응력과 사업경쟁력의 강화만이 중장기적 생존과 성장의 전제조건"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변화된 사업여건과 경쟁상황을 극복하고 보다 큰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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