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현대상선, 급한 불은 끄겠지만 단기성차입금·장기용선료 지불도 '빠듯'…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시급

황철 기자공개 2013-11-21 08:57:5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8일 19: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2위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했지만, 신용위기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업현금 창출능력이 개선되지 않고는 연간 수조 원이 소요되는 선박투자와 장기용선료를 감당하기 벅찰 것이기 때문이다.

두 해운사는 올해 이미 자구 노력으로 각각 8000억 원 안팎의 유동성을 마련했지만,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인 후 6개월 동안 제시했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BBB+등급으로 강등 조치했다. NICE신용평가는 한발 더 나아가 BBB+등급으로 떨어뜨린 후 전망마저 '부정적'을 달았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 하향의 재무 트리거로 '3분기 연속 EBITDA/매출액 5% 하회'를 제시했다. 10분기 이상 계속되고 있는 영업적자와 미미한 EBITDA 창출력으로는 중·단기적으로 볼 때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미미한 EBITDA, 커버리지지표 산정 무의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자산매각과 신속인수제 신청 등 다양한 자구계획을 통해 유동성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신항만자산과 선박매각으로 2685 억 원, 컨테이너박스 매각 후 재임대(Sale & Leaseback)로 1600 억 원 등 약 4285억 원 가량을 마련했다. 매출채권 유동화 2450 억 원, 회사채와 기업어음 6500억 원 등으로 8450억 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올해 9월까지 확보한 유동성은 1.4조 원에 육박한다. 향후에도 영구채 4억 달러, 유상증자 3000억 원, 장기용선계약담보대출 2000억 원 등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추가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역시 올해 교환사채 1304억 원, 운임채권 유동화 2657억 원, 신항만장비와 컨테이너박스 세일 앤 리스백 4434억 원 등 총 8400억 원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156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마쳤다. 추가로 부산신항만터미널지분 매각, 영구채 발행, 자산담보부대출,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 원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 한진

하지만 향후 재무개선안이 원만히 실행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지부진한 영구채 발행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투자자모집에 더욱 애로를 겪게 됐다. 신인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산매각에서 제대로 된 가격협상력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자구안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해도 의미 있는 수준의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과 실질적인 금융부채인 운용리스 성격의 장기용선료를 갚은 데도 부족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단기성차입금은 1.8조 원 안팎에 이른다. 현대상선의 경우 회사채 7000억 원과 장기 기업어음 4000억 원 등 1조1000억 원의 시장성 조달액을 갚아야 한다. 은행권 여신을 포함한 단기성 차입금 상환 부담은 1.76조 원에 달한다.한진해운도 회사채 4140억 원, 장기 기업어음 3300억 원을 포함해 1.8조 원 가량을 1년 이내에 갚아야 한다.

여기에 과거 장기용선에 따라 매년 지급해야 할 비용도 최소 사별로 1조~2조 원에 이르고 있다. 현재 자구안을 통해 신인도를 끌어올려 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건 가능하지만 유동성 난을 타개하기는 어렵다.

◇ 실질적 차입부담 연간 2~3조, 자산매각도 한계

결국 영업을 통해 얼마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느냐가 신용등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이 순차입금 커버리지 비율(순차입금/EBITDA)을 꾸준히 모니터링한 이유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선박 공급 과잉과 글로벌 대형 선사간 경쟁 강화 등으로 해운시황 장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의 높은 변동성도 우호적 전망을 어렵게 한다.

특히 호황기 발주한 물량의 인도가 지속되고 있어 영업활동상현금흐름의 마이너스(-) 행진이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NICE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의 추가 하향 조건으로 '3분기 연속 EBITDA/매출액 5% 하회'를 재무 트리거로 제시했다. 양 해운사의 분기 매출액이 1.5조 원~2.5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적어도 분기별1000억 원 안팎의 EBITDA를 창출해야 한다는 뜻.

하지만 현대상선의 EBITDA 규모는 장기간 적자에 놓여 차입금커버리지 산정 자체가 무의미하다. 한진해운의 경우에도 분기별 EBITDA가 300억 원~40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구안은 일정부분의 현금 마련과 신인도 강화를 통해 자금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이를 통해 당장 급한 차입금 상환 부담을 줄이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상적 영업이나 추진 중인 재무개선안으로는 신용평가사들이 요구하는 지표를 맞추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황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