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출자전환, 채권단 반발에 '진통' 예상 "장미빛 전망 실사보고서…수출입銀 입장만 반영"
안경주 기자공개 2013-11-28 10:16:08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6일 08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올해 안에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대규모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채권금융기관의 반대로 진통이 예상된다.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채권금융기관은 출자전환의 근거가 된 실사보고서가 '장미빛 전망'만을 전제로 해 나온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올해 말까지 성동조선에 대한 1조 62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출자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말로 종료되는 자율협약을 연장하고 채무상환유예, 대출금리 인하 방안 등도 함께 추진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대규모 출자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채권금융기관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중인 STX조선해양의 사례에 비춰 출자전환 규모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사를 담당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4000억~1조 원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있는 1조 62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이 필요하고 밝혔다. 각 은행별 출자전환 규모는 무담보채권 비율에 맞춰 나눈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채권금융기관은 '장미빛 전망'을 근거로 작성된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출자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실사보고서가 너무 긍정적으로 작성돼 있으며, 업황 등 향후 전망과 관련해 다른 조선사와 비교할 때 장미빛 전망만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보고서로 채택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출자전환을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조선사의 자금운영 계획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박대금 납부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채권금융기관들은 해비-테일(Heavy-tail)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수출입은행이 제시한 실사보고서는 스탠다드(Standard) 방식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해비-테일은 선박 발주시 대금의 20%만을 받고 인도시 나머지 80%를 받는 방식인 반면 스탠다드는 선박 발주에서 인도까지 5단계로 나눠 대금의 20%를 균일하게 납입받는 방식이다.
출자전환을 통한 금융비용 감면혜택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B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출자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이자감면 혜택이 100억 원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재무구조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무리하게 출자전환을 추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B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출자전환을 위해선 업황에 대한 리뷰나 전망 검토를 충분히 하고 (성동조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여야 한다"며 "하지만 수출입은행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실채권비율을 낮추기 위해 무리해서 출자전환을 추진한다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성동조선 채권에 대해 '고정 이하' 여신으로 재분류하도록 지도하고 있는 만큼 수출입은행은 연말까지 출자전환을 하지 못할 경우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해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C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성동조선 채권 가운데 절반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수출입은행 입장에서는 출자전환이 절실하다"며 "하지만 실사보고서가 수출입은행 입장에 유리하게 작성돼 있어 수출입은행 의견대로 출자전환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만큼 출자전환 규모가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재 채권단의 의견을 반영한 실사보고서를 최종적으로 낼 예정"이라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성동조선의 정상화를 위해선 출자전환이 불가피한 만큼 채권단과 논의를 통해 빠른 시일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성동조선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포함해 3조 7000억 원의 여신을 갖고 있다. 성동조선 채권단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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