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화학·유통업, 대내외 수요위축 '먹구름' S&P "중국 경기둔화, 내수 감소로 신용도 제약 전망"
서세미 기자공개 2013-12-06 15:50:01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5일 1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과 석유화학 업체들이 내년에도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여파를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설과 유통업종 역시 국내외 수요 위축으로 신용도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5일 '2014 아시아 태평양 신용 전망: 한국기업 국내외 수요 위축에 직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S&P는 특히 철강, 화학, 건설, 유통업체의 신용도가 가장 크게 제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엔화 약세가, 대내적으로는 소비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한상윤 S&P 이사는 "내년 국내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국내 수요가 줄고 아시아 기업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재업체들이 자본투자를 줄이고 있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 입지를 크게 개선한 점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에 걸쳐 신용도 악화가 심각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은 하향 압력을 조금 받으면서도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 전반에 대한 '안정적' 전망에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철강이나 화학 등 원자재 기반 산업은 향후 2년간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 내 수요가 둔화돼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 중국 기업들의 수출물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국제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져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원자재에 기반한 철강이나 디젤과 같은 정유제품은 가격경쟁력이 줄어 타격이 클 수 있다. 더욱이 국내 기업들이 값 싼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을 늘릴 경우 원자재 관련 업체들의 국내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엔화 약세의 지속도 위험 요인이다. S&P는 내년에도 일본 정부가 올해처럼 자국통화 가치 하락을 통한 통화 팽창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엔화 약세로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상향된 반면 국내 철강, 조선,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 성장률은 둔화됐다. 엔화가 과거처럼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아져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수출 품목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품 혁신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일부 IT업체들은 엔화 약세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반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완성차제조나 IT업체들은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타격이 클 수 있다.
국내 소비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통, 건설, 건설자재 업체들의 신용도가 하향 압력을 계속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소비 감소와 건설경기 침체 현상은 일부 국내 유통과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졌다. 다만 올해보다는 소비위축이나 건설경기 침체의 정도가 덜할 것이라는 게 S&P의 판단이다.
한편 공기업 신용도는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반영해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취약한 수익성과 높은 부채부담으로 향후 1년~2년 내 독자신용도가 상향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독자신용도가 추가로 대폭 악화될 가능성 역시 많지 않다. 정부가 공공요금인상 등 엄격한 재정원칙을 도입해 추가적인 수익성 저하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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