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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히타치 합작사 손실 부담 '어쩌나' [Company Watch]3Q 누적 손실 2444억..추가 자금지원, 사업부 정리 가능성 대두

김장환 기자공개 2013-12-11 08:21:28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9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와 일본 히타치의 합작사인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HLDS)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본업인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사업의 수요가 크게 침체되면서 손실이 급작스럽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LDS는 올해 3분기 누적기준 244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총 손실액이 172억 원, 2011년에는 34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불과 2년 사이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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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DS는 LG전자와 일본 히타치사가 지난 2003년 49 대 50 조인트벤처 형태로 합작해 일본에 설립한 ODD 생산 및 판매 법인이다. 광학드라이브 CD-ROM으로 시작해 DVD로 사업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블루레이 드라이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설립 이후 9년여 동안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ODD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해왔다.

2011년 들어 손익 부진을 겪기 시작한 것은 ODD사업이 사양화되고 있음에도 신사업을 통한 대응책 찾기에 실패한 탓이다. 주 납품처인 PC, 노트북 등의 수요 자체가 침체되고 기존 IT 유저들은 USB,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저장 장치 중심으로 빠르게 급변했다. 하지만 HLDS는 ODD 중심 사업에서 특별한 변화를 모색하지 못했다.

특히 올들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LG전자가 운용하던 ODD 사업부를 넘겨받은 탓도 크다. LG전자는 지난 3월 자체적으로도 생산해왔던 CD와 DVD 플레이어 등 사업을 HLDS로 모두 이관했다. 국내에서 판매를 맡고 있는 일부 인력만을 제외하고 생산 및 해외 판매 인력 역시 모두 HLDS로 옮겼다. ODD사업의 리스크를 뒤늦게나마 털어내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

이에 대해 HLDS는 LG전자의 ODD사업부를 흡수한 목적 자체가 이런 이유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HLDS 관계자는 "과거에는 위탁생산을 하면서 부품을 조달하거나 조립할 때 비용이 2중으로 들어가는 구조였다"며 "원가절감 및 비용 효율화를 위해 LG전자의 ODD사업부를 가져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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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HLDS에서 발생한 손실을 LG전자 역시 일정부분 함께 짊어져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HLDS에 부실한 ODD 사업부를 떠넘기는 방식으로 개별적인 위험 부담 떨어내기에는 성공했다. 다만 연결기준으로 보면 지분법손실에 따라 보유 지분율만큼 순손실을 그대로 나눠가는 것은 변함이 없다. 3분기 누적기준 HLDS가 기록한 2444억 원의 손실 중 49%에 해당하는 1200억 원 가량이 LG전자의 손실로 유입된다는 얘기다.

특히 부실 사업부 및 인력을 떠넘긴 것 자체가 합작사인 히타치와 협의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자금 지원 약속마저 뒷받침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만 하더라도 LG전자는 HLDS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450억 원대 자금을 추가 지원했다. LG전자 측에서는 ODD사업을 경쟁사들이 철수할 때 '역발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진이 확대되면서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추가 출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G전자가 ODD사업의 업황을 볼 때 HLDS의 지분 매각 및 청산 등을 통한 정리 작업이 곧 시작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올해 ODD사업을 HLDS로 몰아넣은 것도 관련 사업을 단번에 손쉽게 정리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란 해석이다. 만약 단기간에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고, 또 지속적인 손실 전이 역시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점이 근거로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IT 유저들이 태블릿PC 등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된 PC 시장의 부진은 단기간에 벗어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그만큼 DVD 등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스토리지 사업의 부진은 장기화가 불가피하고, LG전자 HLDS 역시 신사업을 모색하지 못한다면 사업철수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HLDS 관계자는 "ODD사업 자체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추세인 것은 맞지만 충분히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며 "LG전자 역시 철수 등은 결코 이뤄질 일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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