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드 컨소시엄의 벽산건설 M&A 재구성 주가 이상 급등 등 '의혹'···일각 "인수 후, 회수까지 지켜봐야"
김동희 기자공개 2013-12-16 08:58:32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3일 1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정관리중인 벽산건설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카타르 알다파 그룹의 한국 법인인 '아키드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 계약을 체결한 지난 9일을 전후해 3 거래일 동안 상한가 3번을 기록하며 44.55% 상승하더니 11일 이후 3 거래일 동안은 다시 3번의 하한가를 맞으며 44.52% 하락했다.인수 계약 자체는 주가에 호재지만 갑자기 21대 1의 대규모 감자가 포함된 변경 회생계획안이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주가조작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인수 주체인 아키드 컨소시엄을 불신하는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그 동안의 벽산건설 M&A 진행과정을 재구성, 여러 의혹을 짚어봤다.
◇ 주가 상승, 누가 견인 했나···커지는 의혹
벽산건설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건 11월 초다. 지난 10월 말 M&A 불발 이후 일주일만에 법원이 재 매각을 결정하자 주가는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중동계 자금에 매각된다는 얘기부터 인수자가 이미 내정돼 있다는 소문까지 시장에 나돌았다.
아키드 컨소시엄은 이미 지난 10월에 진행했던 M&A에서도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었다. 당시 구비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실패했지만 다른 인수 자격 조건에는 결격 사유가 없었다.
11월 8일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후보가 카타르 알다파 그룹의 한국법인이 포함된 아키드 컨소시엄 한 곳으로 밝혀지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이 시기 벽산건설 주가는 13 거래일 동안 9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며 160.35% 올랐다. 주가도 4000원 대에서 2만 원 수준으로 뛰었다.
아키드 컨소시엄의 벽산건설 인수는 3자 배정 유상증자로 진행,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그러나 아키드컨소시엄 측이 벽산건설 주가 상승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간접적으로 투자한다면 상당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에 투자자로 참여한 측근이나 벽산건설 관계자들이 미리 정보를 입수해 차명 등으로 주식을 매입했거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카타르 알다파 그룹이 인수금액 모두를 투자하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국내 투자자 유치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충분히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카타르 기업에 인수되는 벽산건설이 추진할 중동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 보다 높았다.
물론 현재로서는 의혹만 있을 뿐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힘들다. 관계자 친인척 등을 활용한 차명 계좌를 이용했을 뿐 아니라 투자로 이익을 본 자금을 아직 분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벽산건설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다시 인수 주체인 아키드 컨소시엄에 투자하게 했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울러 벽산건설이나 아키드 컨소시엄과는 무관한 지인을 활용해 단순히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만 취하는 별도의 전담팀을 꾸렸을 가능성도 있다.
◇ 아키드컨소시엄, 인수대금 마련했나
아키드 컨소시엄은 단독으로 본 입찰에 참여한 이후 벽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했다. 법원의 승인만 얻는다면 대규모 감자 등을 진행한 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만 해도 10~20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법원 승인 등 인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사전에 매각주관사인 언스트앤영(한영회계법인) 이나 채권단과도 인수 조건 등을 협의했다.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위한 감자와 유상증자 대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카타르 알다파 그룹은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FI)로서의 역할만 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키드코퍼레이션의 투자금액은 240억 원으로 컨소시엄 내 지분율이 40%에 불과하다. 합명회사인 팬지아글로벌(150억 원)과 엘케이케이(100억 원), 동진산업(50억 원), 개인투자자 4명이 포함된 국내 투자자들이 아키드코퍼레이션 보다 더 많은 금액을 벽산건설 인수에 투입한다.
컨소시엄은 오는 23일까지 유상증자에 참여할 인수대금 600억 원을 맡겨놔야 한다. 아키드코퍼레이션은 조만간 유상증자나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 시기에 크지는 않지만 카타르 알다파 그룹의 지원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40억 원 전액을 지원받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라도 지원 받아야 향후 중동사업의 연결고리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키드코퍼레이션에는 카타르 국적인 바다오마르알다파 대표가 등기돼 있는데다 투자에 대한 논의도 이미 어느 정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과정에서 아키드코퍼레이션의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었던 이응배씨가 알다파그룹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했다.
2개의 합명회사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 모집은 썸텍 등에서 이응배씨와 함께 일했던 L씨가 주도했다. 명동 사채업자 등이 포함돼 이미 대부분의 투자금액을 확보, 마감일인 23일 입금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벽산건설의 21대 1 감자 계획이 공시돼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벽산건설을 통해 거둔 수익 배분을 위해 이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드코퍼레이션이 이익의 50%를 가져가고 이응배씨와 L씨 등 측근이 30%를, 나머지 투자자들이 20%의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전해진다.
◇ 27일 관계인 집회 예정···"회수 등 지속 관찰 필요"
아키드컨소시엄의 벽산건설 인수는 오는 27일 오후 2시에 열릴 관계인 집회에서 결정된다. 자금납입만 확실히 이뤄진다면 승인은 문제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아키드 컨소시엄은 벽산건설의 21대 1 감자를 진행한 후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발행 신주의 50%는 6개월간, 나머지 50%는 1년간 보호예수 된다.
컨소시엄은 유상증자 이후 6~12개월간 벽산건설 주식을 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회수를 걱정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감자 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데다가 중동 사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20배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손해 볼 일도 없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주가 조작 등과 관련한 검찰 조사나 금감원의 모니터링이 있어도 빠져 나올 여지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향후 현재의 시나리오와 같이 회수가 이뤄진다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어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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