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내비업계, 현대차發 태풍에 '저공비행' 시장 성장세 꺾였는데 순정품 수요는 늘어나

권일운 기자공개 2014-01-22 10:08:00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0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제조사들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폭풍 성장을 구가한 내비게이션 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른 탓이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업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사업다각화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수요 자체도 줄어들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한 완성차 업체의 공세가 거세다는 점도 한몫 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비게이션 지도 제작사 엠엔소프트를 계열로 편입해 비포 마켓(순정 시장)과 애프터 마켓(출고 후 장착 시장)을 함께 공략하고 있다.

◇ 팅크웨어·파인디지털, 내비시장 축소에 내리막길

내비게이션 시장은 2010년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2000년대 초반 형성된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009년 180만 대까지 늘어나더니 매년 15~20%씩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때 수십 곳에 달하던 내비게이션 업체 상당수는 사업을 접었다.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곳은 자체적인 맵(지도)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곳이다.

국내 최초의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브랜드를 보유한 팅크웨어의 실적은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0년 2160억 원이던 매출액이 2012년에는 179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한때 250억 원에 육박했지만 2012년에는 50억 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에 그쳤다. 2013년 3분기까지의 실적도 전년 같은기간보다 못하다.

팅크웨어와 함께 업계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파인디지털의 상황도 비슷하다. 2010년 1152억 원을 기록한 파인디지털의 매출액은 이듬해 30% 이상 감소해 794억 원이 됐다. 파인디지털의 실적은 2012년 들어 '반짝'하더니 2013년 3분기까지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늘어난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1억 원 감소했다.

전자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 역시 내비게이션 시장 침체를 비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 계열사였던 삼성SNS(옛 서울통신기술)는 삼성SDS에 합병되기 전 '엠피온'브랜드로 영위하던 내비게이션 단말기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 삼성SDS는 기존에 판매한 엠피온 제품의 지도 업데이트만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내비게이션 제조사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예 존재하지 않던 시장이었던 까닭에 수년 동안 관련 업체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기존 제품을 교체하거나, 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만 수요를 형성하고 있어 큰 폭으로 시장이 확대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업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블랙박스 등 다양한 자동차용 전자장치 사업에 진출했지만 아직 내비게이션 부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팅크웨어-파인디지털

◇현대기아차, 계열사 모비스·엠엔소프트 통해 비포 마켓 장악

신차를 출고할 때부터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시장 환경을 변화시킨 요인이다. 국내 완성차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신차 출고 고객이 매립형 순정 내비게이션을 장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순정 내비게이션 기기뿐 아니라 여기에 탑재되는 지도 또한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엠엔소프트가 공급한다. '맵피'와 '지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 2005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내비게이션 사업부를 영업양수도 받아 내비게이션 지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 덕분에 내비게이션 업계의 불황과는 무관하게 현대엠엔소프트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2012년 현대엠엔소프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난 994억 원, 영업이익은 10% 늘어난 15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15%를 상회한다. 내비게이션 시장 상당 부분을 현대엠엔소프트가 빼앗은 결과다.

전업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순정 내비게이션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사가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체 위주라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나마도 내비게이션 기기 전체가 아닌 맵만 공급하는 실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애프터 마켓에서 내비게이션을 매립하는 사례가 있지만 차량 정보 연동 등 기능에 한계가 있고 새차의 내장을 뜯어내는 데 부담을 느껴 순정 선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업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지만 워낙 시장 규모가 작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엠엔소프트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