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증권사 독자지수DLS, 안 팔린다 하나대투 판매 중단·현대 투자자 모집 난항

송종호 기자공개 2014-02-27 12:01: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독자지수를 이용한 롱숏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1년 새 1조 원 가까이 판매량을 보인 것과 달리 독자지수 DLS 판매는 1000억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롱숏ELB와 달리 해외 인프라와 금리, 상품(commodity)등 다양한 기초자산이 편입돼 있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검증되지 않은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4월 'GTAA(Global Tactical Asset Allocation)지수'를 만들어 사모형 DLS를 판매했지만 4개월여 만에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현대증권도 지난해 11월 주식·채권·부동산·에너지 등의 테마를 가진 미국ETF 등의 수익률을 지수화해 '현대SMART able인덱스(이하, able DLS)'라는 독자지수를 개발했다. 연말까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해 올해초 시장에 정식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투자를 검토한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DLS독자지수현화

하나대투증권의 GTAA지수는 S&P500, 닛케이225 등 3개 주식 선물 지수와 금, 서부 텍사스산 원유 등 3개 원자재 선물 지수, 미국 10년 국채선물 등 총 7개 기초자산에 투자한 수익률을 지표화했다. 판매를 중단하기 전까지 1000억 원을 판매하는 등 초기에는 하나대투증권의 대표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상황은 지난해 6월 이후 바뀌기 시작했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부터 독자지수에 들어가 있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개별 기초자산 수익률이 악화되자 GTAA DLS수익률 역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버냉키쇼크가 발생하면서 기초자산의 수익률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기초자산 간의 상관관계도 깨졌다"며 "중국주식이 좋을 경우 구리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상식수준의 시장예측 조차 적중하지 않아 더 이상 GTAA DLS를 판매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9월 이후부터 12월까지 누적수익률이 3%로 올라서면서 판매를 재개했지만 11월 이후 올해 2월 현재까지 GTAA DLS는 5억 5500만 원만이 모집됐다. 지난해 4월 이후 등락을 거듭해 현재까지 누적수익률은 2.7%다. PB들 조차 7개나 되는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지수로 환산한 상품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하나대투증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 able DLS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삼아 3개월 여 동안 수요조사를 했지만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관심을 가진 기관도 상품 설명에 들어가면 결국 복잡한 상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지수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GTAA DLS와 able DLS가 헤지펀드 투자전략의 하나인 글로벌매크로 롱숏을 사용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글로벌매크로는 세계 각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분석해 주식과 채권, 외환, 상품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다. 글로벌매크로 전략을 사용한 한국형 헤지펀드 역시 열악한 리서치 역량 등의 이유로 수익률이 부진하고 결국엔 청산까지 되고 있는 형편이다. 글로벌 거시경제를 분석해 환율, 채권, ETF 등의 거래흐름을 예측하는 것인 만큼 글로벌 리서치에 대한 경쟁력 없이는 시도가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하나대투증권이 GTAA DLS판매를 중단한 것도 글로벌매크로 전략을 구사하는 데 한계를 보인 탓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매크로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도 국내 리서치 현실에서 한계가 많다"며 "국내 종목만을 대상으로 한 롱숏ELB와 달리 전 세계 거시경제 영향을 받는 환율,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독자지수를 산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하나대투GTAA DLS판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