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뱅크 주식가치 기대치 절반...IPO 장기표류하나 장외서 주당 1만 4080원에 거래...현대重 최소 2만5000원 기대
정준화 기자공개 2014-02-28 10:19:0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5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잠룡'으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일부가 장외 거래되면서 IPO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주당 가격이 산출됐다. 이번에 거래된 가격은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원하는 가격의 절반 수준에 그쳐 IPO가 장기간 표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주당 1만 4080원 장외거래...현대重 인수 3년6개월간 지분가치 오히려 '감소'
현대상선은 지난 21일 보유 중이던 비상장법인 현대오일뱅크 주식 99만 4300주를 장외에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총 매각 규모는 140억 원으로 주당 매각가는 1만 4080원이다.
현대오일뱅크 총 발행주식수가 2억 4508만 2422주임을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약 3조 4508억 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1만 4080원의 주당 매매가격은 지난 2010년 7월 현대중공업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매입했을 때 가격(주당 1만 5000원) 보다 6%가량 낮다. 지난 3년 6개월여간 주식 가치는 오히려 더 떨어진 셈이다.
이는 정유업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에 기인한 결과다. 재무개선이 급한 현대상선이 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IPO를 검토하던 2011년 5947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경기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3084억 원으로 급감했다. 2013년의 경우 정제마진이 다소 개선되면서 5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예년만 못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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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황기 시총 최대 7조 원까지 예상됐지만...
현대오일뱅크의 IPO 추진 계획이 알려진 2011년 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은 최대 7조 원 수준까지 거론됐다. 정유업이 감가상각비용이 큰 산업인 만큼 밸류에이션 산정에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활용, 오일뱅크 상장 후 시총이 7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당시 IB들은 분석했다. 활황기였던 2011년 현대오일뱅크의 EBITDA는 8163억 원(영업이익 5947억 원+감가상각비 2216억 원)이었다.
이번에 현대상선으로부터 오일뱅크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가 평가한 가치가 약 3조 4508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활황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셈이다.
◇현대重 기대치 크게 못미쳐...IPO 장기표류 가능성↑
이번에 거래된 주당 매매가격은 오일뱅크 상장의 키를 쥐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바라는 가치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현대오일뱅크가 2012년 상장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당시 주관사단에 제시한 공모가 마지노선은 2만 5000원이다. 2010년 현대중공업이 IPIC로부터 오일뱅크를 인수할 당시 지불했던 주당 1만 5000원에 차입 인수금융 비용, 기업가치 상승분, 기대 수익 등을 합산해 적어도 2만 500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 현대중공업 입장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라는 기간이 지난만큼 현대중공업이 바라는 주당 공모가 수준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5000억 원대로 올라왔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PO 작업이 여전히 정지 상태인 이유다.
지난해 오일뱅크의 추정 EBITDA는 약 7500억 원 수준이며 글로벌 평균 EBITDA 배수 7배를 적용하면 5조 원을 웃도는 시가총액이 예상되지만 현대중공업의 기대치에는 못미친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신규 수주가 늘고 있고,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점도 오일뱅크 IPO의 장기 표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오일뱅크 상장을 서둘렀던 것은 인수자금 전액을 기업어음(CP)으로 조달하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신규 수주도 늘고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성공한 덕에 상장 니즈도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이번에 거래된 가격은 현대상선이 재무구조가 시급해 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한 측면도 있겠지만 현대중공업의 기대치에는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올해 오일뱅크 실적이 활황기였던 2011년 이상으로 개선돼야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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