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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위기, LG전자는 안전한가? 삼성·LG, 팬택 상황 "예의 주시"..LG전자에 "독된다, 득된다" 양갈래 시각

문병선 기자공개 2014-02-28 08:12:3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6일 17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택의 위기는 팬택 만의 위기가 아니다.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꼭지점을 알리는 전체의 문제일 수 있다.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일 기업으로는 팬택과 국내 스마트폰 시장 2·3위를 다투던 LG전자를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수년째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생존해오고 있는 중이다. LG전자는 팬택이 넘지 못한 위기에서 과연 자유로운 지 시장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팬택이 2년여 만에 두번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자 시장의 관심이 LG전자로 옮겨가고 있다.

관심의 요지는 "LG전자는 과연 위기에서 안전하느냐"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LG전자와 팬택은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각각 2.2%(LG전자), 0%(팬택)였던 양사의 선진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작년 1분기 각각 7.7%, 0.6%로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만큼은 엎치락뒤치락하며 2·3위를 다퉈왔다. 치열한 다툼이 일었던 2012년의 경우 분기마다 2~3위 순위가 갈렸다. 2013년의 경우 LG전자가 20~24%의 점유율을, 팬택이 13~14%의 점유율을 보이며 다소 순위는 벌어졌다.

이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해 오는 동안 팬택과 LG전자는 경쟁하는 듯 했으나 공생을 했던 측면이 없지 않다.

팬택의 자료에 따르면 팬택은 국내 시장에서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을 견제하며 삼성전자가 안정적 1위의 지배력을 지속 유지하는 역할을 해 왔다. 또 중국 제조사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견제해 국내 사업자(삼성전자, LG전자)의 안정적 점유율 및 수익성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만 남았을 때 LG가 느낄 압박감보다 3개 사업자가 점유를 다툴 때가 더 안정감을 준다"며 "팬택이 그동안 LG에도 적지않은 방패 역할을 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팬택의 어려움이 LG전자에게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사업환경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뜻이다.

LG전자는 그래서 팬택에 찾아온 위기를 허투루 흘려 버릴 수만은 없는 처지에 놓였다. 팬택 뿐 아니라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던 형편이다. 팬택은 2011년 2019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으나 2012년 77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MC사업부 역시 국내 점유율을 올리긴 했으나 2012년의 경우 5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고 2013년에도 70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뿐이었다. 쏟아부은 비용에 비하면 득이 별로 없어 시장 곳곳에서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재조명하는 시도가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가 "본질적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지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팬택과의 이런 관계를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통신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1등만 살아남는 시장이 될 수 있다"며 "팬택이 있어 3강 구도를 형성해 상대적으로 LG전자가 삼성을 견제할 수 있었지만 팬택의 어려움이 커지거나 중국 업체에 매각될 경우 LG전자는 일부 방어막이 사라지는 상황에 처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석과 달리 팬택의 어려움이 LG전자에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보조금 규제가 심해지면서 팬택은 어려워졌으나 LG전자는 다르다는 게 핵심이다. LG전자는 LG그룹을 업고 막대한 비용을 쓸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

증권가 다른 애널리스트는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면서도 "가격을 중시하는 합리적 소비자들이 LG전자로 옮겨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LG가 노리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3위 자리"라며 "팬택과는 경쟁 시장이 다르고 3위 자리를 유지한다면 팬택의 어려움이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LG전자에게 수혜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제부터는 2000년대 후반 피처폰 시장 상황처럼 소비자들이 1위 사업자의 스마트폰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며 "2007년 소비자들이 삼성과 노키아에 피로감을 느낄 때 LG전자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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