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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재무약정 위반..디폴트 가능성은? 양사 모두 부채비율 1000% 상회...기한이익상실 선언 가능

이길용 기자공개 2014-03-17 10:11:23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4일 1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서 기한이익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면 두 회사는 모든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디폴트(Default) 발생 시 사채권자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해 실제로 기한이익상실 선언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14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미상환 회사채는 각각 1조 5313억 원과 1조 5500억 원이다. 두 회사의 모든 미상환 회사채에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1000%가 넘으면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는 재무비율 트리거(trigger) 조항이 있다.

현대상선 회사채 부채비율 트리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각각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1444%, 1397%를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는 재무약정 수준을 넘어섰다.

두 회사의 사채모집위탁계약서에는 부채비율 1000%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하면 사채권자 집회에서 결의를 통해 기한이익상실 선언이 가능하다. 만약 하나의 회사채가 기한이익상실로 처리되면 나머지 회사채들도 그 즉시 디폴트 처리된다.

이 때 두 기업은 모든 회사채를 상환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각각 5322억 원, 8684억 원이다. 해운업계 1·2위를 다투는 두 기업 모두 현금성자산이 회사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들도 이같은 문제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일제히 투기등급인 'BB+'로 떨어뜨렸다.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기존 'A3+'에서 'B+'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13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조정해 추가 하향 가능성을 높였다.

NICE신용평가 역시 현대상선의 등급을 'BBB+'에서 'BBB'로 떨어트리면서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상선이 사채모집위탁계약서상 부채비율을 10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어겨 사채권자집회에서 만기가 도달하지 않은 공모사채 1조 3300억 원 어치의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중기 NICE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현대상선에게 유동성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며 "현대상선의 펀더멘털적인 측면과 별개로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채비율 트리거를 넘어서도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은 트리거로 설정된 700%의 부채비율을 넘긴 회사채가 1조 500억 원에 달했지만 투자자와 사채관리회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추진 속도가 더디고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부채비율은 계속 상승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1000%를 이하러 떨어지지 않는 이상 기한이익상실 이슈는 계속 제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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