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3월 17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모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에서 인적분할된 신설법인을 합병키로 함에 따라 국내 1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의 소유구조에는 일대 변화가 찾아올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최대주주가 돼 자금지원이 용이해 지는 구조로 바뀐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및 최 회장의 자녀들은 소규모 법인만을 소유하게 되는 등 한진가의 지배구조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대한항공이 분할합병법인인 한진해운의 최대주주(4.35%)가 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그 이전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 16.71%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한진해운 지분을 갖고있지 않았다. 한진해운홀딩스를 거쳐 한진해운 지분을 간접 보유하는 식이다. 또 경영권도 최은영 회장 및 최 회장의 우호지분에 밀려 행사하지 못하는 소유 구조였다. 그래서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할 때면 한진해운홀딩스를 경유해 지원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진해운홀딩스가 2개 법인으로 인적분할하고 이 중 신설되는 법인을 한진해운이 흡수합병하게 되면 대한항공이 신설합병법인의 지분 4.35%를 갖게 된다. '1 대 1.43'의 합병 비율에 따라 한진해운홀딩스(신설법인) 주주들이 한진해운 주식을 교부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항공이 '홀딩스'를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한진해운을 지배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분할합병 작업이 끝나면 한진해운의 소유구조는 추가로 크게 바뀔 전망이다.

2가지 이유 때문이다. 먼저 한진해운 자금지원이 급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홀딩스에 빌려준 2500억원의 대여금은 한진해운 대여금으로 바뀐다. 이 대여금이 출자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현재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한진해운(분할합병법인)에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분율은 지금보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규정 때문이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이미 지정돼 있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을 최소 20% 갖고 있어야 한다.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 순서로 지배구조가 바뀌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을 20% 이상 들고 있어야 한다. 한진해운 분할합병 후 지분율은 4.35%에 불과해 추가로 15.6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할 개연성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경영권을 행사하던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크게 감소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최 회장은 이미 지난해 후반 이같은 소유구조 변화에 대해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현재 한진해운홀딩스를 통해 한진해운 지분을 간접 소유하고 있다. 한진해운홀딩스의 분할합병 이후 최 회장 일가의 한진해운 통합법인 지분율은 4.31%로 줄게 된다. 여기에 한진해운의 유상증자가 진행되거나 출자전환이 시행되면 최 회장의 지분율은 갈수록 줄게 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분할합병 이후의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한진해운의 최대주주가 대한항공으로 바뀌는 점이 두드러진 변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한진해운홀딩스 존속법인(그림에서 A)의 경영권은 지속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진그룹 다른 관계자는 "최 회장이 존속법인의 경영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법인은 기존 한진해운홀딩스에서 해운사업을 빼 낸 나머지 사업 부문이다. 업계에서는 시스템통합(SI) 사업 및 소규모 물류업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