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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의 시선, 한진해운서 지주사로 바뀌나 조현민 전무 정석기업 대표로..'한진칼+정석기업' 합병 임박 관측

권일운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4-02-12 08:18:17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1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정석기업 대표이사 깜짝 선임을 계기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합병이 임박했다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할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그동안 한진해운 자금 지원 문제로 정석기업 문제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번 인사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작업도 벌여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지난 10일 조현민 전무를 정석기업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0년 등기이사로 선임된 조현민 신임 대표가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에 참여해 왔고,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 전무는 2010년 2월 정석기업 사내이사로 최초 선임된 이후 약 4년간 경영활동에 참여했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 사업이 주된 사업목적이다. 조 전무는 정석기업 이사직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진에어에서도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맡아 경영 능력을 입증했고 주위 평이 좋다.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를 맡더라도 조 전무에게는 사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인사다. 이미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칼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간과하기 어려운 한진그룹의 여러 가지 맹점들이 자리잡고 있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우선 정석기업은 쉽게 임원 인사를 내는 계열사가 아니다. 그룹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는 현재 조양호 회장과 원종승 대표가 맡고 있다. 굳이 대표이사 자리를 한 석 더 늘릴 개연성이 떨어진다. 또 한진그룹은 최근 한진해운 자금 지원 문제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게다가 이미 작년 말 그룹 임원인사가 났다. 갑작스럽게 임원 인사가 자주 없는 정석기업의 대표이사를 새로 임명해야 할 큰 이유가 없던 상황에서 인사가 났다.

이런 점들은 조 회장이 이번 인사를 낸 배경엔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낳게 한다.

업계에서는 한진칼과 정석기업의 합병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대한항공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전자가 한진칼, 후자가 대한항공이다. 한진칼은 분할 직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지정됐다. 한진그룹은 내년 7월까지 공정거래법이 요구하는 지주회사 요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해소의 방안으로는 '한진칼-정석기업' 합병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그런데 지난해 후반부터 갑자기 '형제기업'인 한진해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한진그룹이 소방수로 전면에 나서야 하는 불가피한 국면이 전개됐다. 이 때부터 그룹의 숙제였던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정석기업 처리 문제도 잊혀졌다.

이번 정석기업 대표이사 선임 건은 이렇게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 난 정석기업 문제를 다시 끄집어 내는 영향을 준다. 한진그룹 내부에서 정석기업 처리 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한진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사실 한진해운 자금 지원 문제는 최근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늦춰왔던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사실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 한진그룹은 내년 7월까지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위반 사항을 해소해야 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가장 먼저 정석기업에서 시작되어야 풀릴 수 있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직도 한진해운 자금지원 문제가 우선인 듯 하지만 최근엔 지주회사 전환 문제도 함께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며 "정석기업과 한진칼의 합병이 지주회사 전환의 중요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지주회사 전환 문제와 한진해운 자금 지원 문제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투트랙으로 추진해 왔다. 조 회장의 시선은 주로 한진해운 지원 문제로 가 있었는데, 최근에 차츰 지주회사 전환 문제로 옮겨 오고 있고 그 과정에서 이번 인사를 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한진그룹은 '정석기업-㈜한진-한진칼-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단계를 한 단계 줄일 수 있다. 또 부족한 한진칼의 자본력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지주회사 전환의 필수 과정이다.

아울러 오너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칼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24.86%다. 이 가운데 조양호 회장과 2세들의 지분율은 9.87%다. 조 회장 지분이 6.68%로 가장 많고, 3남매는 1.06%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조양호 회장이 27.21%, 3남매가 각각 1.28%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여러 포석이 깔린 인사라는 게 주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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