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證 IB, 바터 거래 관행 탈피할까 국고채 매매 등 지능화...공정경쟁 분위기 확산
임정수 기자공개 2014-03-25 10:37:55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8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의 하이투자증권이 계열사 회사채 발행 등의 일감을 다른 증권사와 주고 받는 이른바 '바터(Barter)' 거래 의혹 해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대외 이미지 손상 등을 우려해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불공정 영업 관행에서 완전히 발을 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19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통해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가 추진하는 회사채 발행이나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 거래에서 바터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회사채를 발행할 때 하이투자증권을 통한 바터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입장과 상관없이 그룹 전체적으로 중단 방침을 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바터 거래란 일감을 서로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자본시장에서는 A그룹 계열사가 B그룹 계열 증권사에 회사채 인수나 상장 등의 일(주관 또는 인수)을 맡기면 B그룹 계열사가 A그룹 증권사에 주관 또는 인수를 맡기는 식으로 이뤄진다. 또는 계열 증권사에 인수 물량을 배정하는 조건으로 대표주관을 선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일감을 교환하는 대신에 국고채 저가 혹은 고가 매매를 통해 지불한 비용의 일부를 곧바로 회수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고채의 경우 워낙 빈번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매매 호가도 다양해 사후적으로 바터 거래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전에는 삼성증권, SK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소위 '3S'로 불리며 바터 증권사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실제로 바터를 얼마나 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업계 종사자들은 딜(Deal)을 수임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터 거래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계열 증권사가 직접 주관사나 인수사 선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딜이 나오면 바터 거래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2011년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바터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이익을 얻으려 하다가 뒷말이 나오면 삼성그룹 전체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을 해석된다.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중공업그룹도 이와 유사한 이유로 바터를 중단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 소탐대실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몽준 의원의 시장 출마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수장이 시장 출마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꼬투리 잡힐 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면서 "바터 거래 중단 시점이 정 회장의 출마 선언 시점과 맞물려 있어 이러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관사나 인수사 선정이 증권사의 능력이 많이 반영되는 등 보다 공정해 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바터 거래는 산업자본이 증권사를 보유하면서 생겨난 불공정 영업관행 중 하나"라며 "바터가 줄어들수록 공정 경쟁 분위기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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