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삼성의 힘 '실적부진 악재' 지울까 [발행사분석]리모델링으로 호텔 적자전환…면세점 입찰 경쟁 치열
이길용 기자공개 2014-04-07 09:52:07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4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AA, 안정적)가 1년 2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는다. 호텔신라는 호텔·면세점 등 내수산업을 영위하는 AA급 기업이라 투자자 모집은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호텔부문의 실적 부진과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호텔 부문은 호텔 리모델링으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하반기에 있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도 치열해 차후 임대료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 호텔신라. 차환용 회사채 발행…이자비용 1% 이상 줄일 수 있을 듯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내달 25일 5년 만기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를 위해 다수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하고 주관사 선정에 착수했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700억 원은 오는 5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사용한다. 남은 800억 원은 하반기 만기 회사채를 대비해 미리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도래 회사채 발행금리는 4.54%. 2일 호텔신라의 5년물 개별민평금리(KIS채권평가 기준)가 3.48%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약 1%의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2월 2000억 원 회사채 발행 당시, AA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400억 원의 미배정 물량이 발생했다. 수요예측 다음날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라 금리 불확실성이 커졌던 영향이었다. 다만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대기 수요들이 추가 청약에 들어오면서 미배정 물량은 모두 해소됐다.
◇ 호텔 리모델링으로 적자 전환...잇따른 투자로 차입금은 늘어
업계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이 투자 수요가 풍부한 AA등급 인 데다 삼성 계열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모집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수에 기반한 안정적 사업 기반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의 트렌드는 내수 업종"이라며"경기를 덜 타면서 현금창출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관 투자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적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86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0년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호텔부문은 지난해 21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호텔이 리모델링을 위해 영업을 잠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서울호텔은 호텔부문 실적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캐시카우다.
서울호텔은 재개관 이후 리모델링 이전의 투숙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분기별 투숙율은 1분기 73%, 2분기 83%, 3분기 78%, 4분기 81%를 보였다. 재개관 이후인 지난해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56%와 66%를 기록했다. 투숙율이 회복되는 시기까지 실적 회복이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은 부진한데 투자는 늘고 있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리모델링 등의 시설투자에 2215억 원의 자금을 사용했다. 또 600억 원을 투자해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롯데관광 김기병 회장으로부터 사들였다. 호텔신라는 투자자금의 대부분을 회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그 결과 2012년 1952억 원이던 순차입금은 3628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재무지표도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24.6%에서 152.3%로 늘어났고 차입금의존도도 30.3%에서 32.6%로 상승했다. 순차입금/EBITDA지표도 1.1배에서 2.6배로 두 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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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면세점 입찰...경쟁 치열해 임대료 상승 가능성
올해 하반기에 있을 3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호텔신라의 또 다른 과제다. 호텔신라는 2008년 인천공항 면세점 2기 사업자로 선정돼 임대기간 5년, 임대료 약 1조 원, 추가 2년 임대기간 연장 조건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임대료 인상 없이 2년 연장 계약에 성공해 비용 상승 부담을 덜었다.
3기 입찰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한화그룹도 제주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산도 면세점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경쟁이 과열돼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해야 한다. 전체 면세점 매출 중 40%를 차지하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잃을 경우 호텔신라에게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호텔신라는 입찰 성공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해야 하는 입장이다. 연 평균 2000억 원의 임대료가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비용이 더 오른다면 향후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 지난 3년간 4~5% 수준에 정체됐던 면세점 영업이익률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은 2014년 중 이뤄질 예정으로 향후 사업자와 관련한 규제와 신규 경쟁자 진입에 따른 경쟁심화 여부 등은 중장기 영업실적과 관련된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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