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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멘트, '출자전환' 반전 계기 될까 [시멘트업 리포트]부채 4757억 자본 전환… 수익성 개선 맞물려 시너지 노려

강철 기자공개 2014-04-16 09:3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500억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시멘트 단가의 인상, 유연탄 가격의 하락 등 영업 환경이 개선되는 가운데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복리후생 비용을 줄이는 등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 순손실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성우종합건설 등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이 대규모 부채로 이전된 탓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3월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약 4757억 원의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금융비용이 낮아지는 등 수익성 개선 추세와 맞물려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판매단가↑·원재료가격↓'… 수익 전망 긍정적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3256억 원, 영업이익 4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09년 이후 4년 만에 3000억 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전성기였던 2000년대 중반 수준으로 증가했다. 2011년 137억 원, 2012년 292억 원에 이어 3년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주력 제품인 시멘트 판매 단가의 상승이 영업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경기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2010년 톤당 5만 2000원 선까지 떨어졌던 시멘트의 평균 단가는 지난해 6만 7000원으로 상승했다. 수요 회복으로 단가가 조금씩 개선되는 가운데 시멘트 업계가 지난해부터 판매 단가 인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의 가격이 하락한 것도 영업수익 향상에 기여했다. 2011년 톤당 19만 원 수준이던 유연탄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5만 원까지 떨어졌다.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시멘트에게 큰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다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0년 95.7%에 달하던 현대시멘트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74.5%까지 하락했다.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복리후생 비용을 줄이는 등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것도 수익 개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유휴설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판매처 발굴에 집중했다. 올해 초에는 설립 후 최초로 시멘트 반제품을 남미에 수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시멘트가 올해 영업수익폭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조기집행 등의 영향으로 시멘트 판매량의 증가와 추가적인 단가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연탄 가격이 당분간 하락 안정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수익 증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단가 인상을 발표하면서 주요 시멘트 업체 모두가 단가 인상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며 "지난해 초와 달리 단가 인상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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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시티 지급보증 부채 전입으로 사상 최대 순손실… 완전자본잠식

현대시멘트는 이같은 영업 부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인 347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성우종합건설 등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이 대규모 부채로 이전됐고, 약 3700억 원의 기타비용으로 인식된 탓이다. 현대시멘트가 추정하는 현실화된 금융보증계약부채 규모는 약 3787억 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현대시멘트가 100%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제공한 지급보증에서 발생했다. 현대시멘트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시공사인 성우종합건설이 일으킨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지급보증 규모는 약 4000억 원에 달한다.

파이시티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불거져 사업이 중단됐다. 관련 개발 인허가는 지난해 4월과 7월 해지됐다. 서울시는 규모를 줄인 새로운 개발 계획을 요구하고 있고, 파이시티 측은 사업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성우종합건설은 불어나는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2010년 6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시멘트 관계자는 "파이시티를 비롯해 당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한 계열사들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계열사들의 부채를 당사가 떠안게 됐다"며 "상환이 어려울 것 같은 부채를 기타비용으로 처리한 부분이 약 370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대규모 순손실로 인해 누적 결손금이 2985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자본총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2월 현대시멘트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 부채 4757억 자본 전환… 턴어라운드 기반 마련

현대시멘트는 지난달 초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최대주주 주식 및 자기주식 10주를 1주로, 그 외 주식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결의했다. 오는 24일 감자가 진행되면 총 발행주식수는 734만 4000주에서 101만 3004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채권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4757억 원의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먼저 금융보증계약부채 외에 기존 부채 1548억 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실행한다. 이를 통해 신주 774만 1950주가 추가로 발행된다. 이후 금융보증계약부채 3787억 원 중 3209억 원을 자본으로 전환한다.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단은 현대시멘트 신주 1382만 14주를 주당 2만 3225원에 확보하게 된다.

출자전환을 통해 금융보증계약부채의 규모는 3787억 원에서 1659억 원으로 조정된다. 아울러 자본총액이 412억 원으로 늘어나며 자본잠식에도 벗어난다. 출자전환은 PF 사업장의 사업 종료 등 금융보증계약부채의 현실화가 확정되는 시점에 실행될 예정이다.

현대시멘트는 이번 출자전환을 통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7500억 원에 달하던 부채가 4300억 원대로 줄어든데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할 거라는 분석이다.

현대시멘트 관계자는 "금융부채가 7000억 원에 달하다보니 이자비용이 상당했고, 이는 당사의 재무적 리스크로 항상 작용해왔다"며 "기존 부채와 지급보증 채무에 대한 출자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영업, 생산 등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정상화 수순도 병행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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