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악화' 쌍용양회, 구조조정 카드 꺼낼까 [시멘트업 리포트]2년연속 흑자 불구 수익 부진, 차입금 과다 '정상화 요원'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1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연속 흑자 실현이란 결실을 맺었지만 이익의 규모가 적정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멘트 수요, 에너지 가격, 금리 등 대외변수에 따라 언제든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는 불안정한 손익구조가 지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이윤호 쌍용양회 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전방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2년 연속 흑자라는 결실을 거뒀지만 마음껏 웃을 수가 없었다. 올해 역시 건설경기 회복세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쌍용양회가 계열사 및 자산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룬다. 단기간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과중한데다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재무구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전망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재계 5위에서 '나락'으로..2008년 이후 정상화 요원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은 1962년 5월 설립된 국내 시멘트 생산능력 1위 제조업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재계 서열 5위로 자리잡았던 쌍용그룹의 모태기업이 바로 쌍용양회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의 파고를 끝내 넘어서지 못하면서 주축을 이뤘던 쌍용건설·정유·중공업 등 알짜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하며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외환위기 이후 창업자인 김성곤 회장 일가 역시 보유 지분을 대부분 처분하면서 쌍용양회를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는 완전히 해체됐다. 이후 쌍용양회는 쌍용자원개발, 쌍용정보통신, 쌍용해운, 쌍용머티리얼 등 14개 계열을 보유한 회사로 재편됐다.
|
현재 쌍용양회의 최대주주는 2006년 지분 32.4%를 취득한 일본 시멘트업계 1위 태평양시멘트다.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이 36.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대한시멘트 계열 한앤코시멘트홀딩스도 10%의 지분을 확보 중이다. 금융기관 지분이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따라서 최대주주가 단번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쌍용양회는 태평양시멘트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마침내 경영정상화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장기간 수익성 침체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결재무 기준 2008년 1685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이듬해 역시 손실(252억 원)이 이어졌다. 시멘트 외에 별다른 수익사업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건설경기 침체가 시작되자 이를 극복할 만한 방안이 없었다.
그나마 2012년 들어 판매단가 인상을 통한 영업수익성 개선 추이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이미 장기간 악화된 재무구조에서는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분식회계 사건이 불거지며 재무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기까지 했다.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금을 매각 거래로 회계처리하면서 최대 1200억 원대 자금을 과대계상한 문제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후 잘못된 회계처리를 한꺼번에 재조정하면서 재무구조에 상흔을 입혔다.
◇ 과도한 차입금, 재무구조 악화일로..'구조조정만이 살 길'
실제 쌍용양회의 재무구조는 지난 5년간 제자리 걸음만 해온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말 별도재무 기준 총 차입금은 1조 510억 원으로 전년 보다 750억 가량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90억 원에 그쳐 전액 순차입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단기차입비중이 78.3%에 달해 상환 압박이 상당히 크다. 차입금의존도는 42.6%로 전년 38.9% 대비 3.6%포인트 늘었고, 이 기간 부채비율은 137%를 기록했다.
쌍용양회 측은 과거 분사된 계열사들의 합병 때문에 나타난 차입금 증대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쌍용인터내셔널, 쌍용에코텍 등 분사된 계열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차입금은 오히려 줄어든 결과"라고 밝혔다.
|
올해 역시 건설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은 안 그래도 부실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는 쌍용양회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다. 시멘트 업계 1위 사업자로 양호한 경쟁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방산업 자체의 회복세가 요원하다. 더구나 2009년 4월 레미콘 및 골재부문을 물적분할함에 따라 시멘트사업 비중이 65.3%에 달하는 상태다. 건설경기의 부진을 만회할 만한 별다른 사업군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셈이다.
여타 계열사들조차도 시멘트사업 침체를 뒷받침해줄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쌍용양회의 14개 계열 중에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00억 원을 넘는 곳은 쌍용레미콘(117억 원) 단 한 곳이다. 지난 3월 쌍용레미콘부경과 합병한 쌍용레미콘대경 및 해외 2개 법인 등 총 3개사는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까지 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수 있을만한 사업군을 확보한 곳이 단 한군데도 없다는 얘기다.
시멘트 업계에서는 올해 쌍용양회가 자회사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꺼내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7년 사옥을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 이후 쌍용양회는 별다른 재무구조 개선책을 선보이지 않았다. 과도한 차입금과 부실한 재무 상태를 비롯해 올해 건설경기 전망을 봤을 때는 어떤 방식으로든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야 할 때라는 해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열사를 매각하게 되면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겠지만 과도한 차입금과 유동성 상태 등을 봤을 때는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멘트 제조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계열들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양호해 쌍용양회의 수익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거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