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4월 17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만난 한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가 느닷없이 사과의 말을 전했다. 한 달전 정부의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계획을 놓고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자 강하게 반박했던 것에 대한 사과였다. 당시 그는 자신의 몇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 방문 경험을 꺼내놓으며 '요즈마 펀드'의 성공을 자신했다.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도입으로 국내 벤처캐피탈업계가 선진화된 캐피탈 기법 도입과 투자환경 변화를 맞이해 또 한번의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불과 한 달만에 한국형 요즈마펀드에 대한 그의 기대가 달라진 이유는 뭘까. 그는 기대가 우려로 바뀐 결정적 원인으로 이전 유사한 구조를 갖췄던 펀드의 실패 사례를 꼽았다.
한국형 요즈마펀드는 해외와 국내 벤처캐피탈이 공동 운용(Co-GP)한다는 점이나 성장성 높은 벤처기업을 투자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난 2000년 초 설립됐던 '코리아벤처펀드(KVF)'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코리아벤처펀드는 중소기업창업자금과 해외 벤처캐피탈이 공동 출자한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다. 한국투자자문을 비롯해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싱가포르 버텍스(Vertex), 이스라엘 요즈마펀드 등이 운용에 참여했다. 하지만, 운용사간 신속하고 원활한 협의도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조기에 청산됐다.
업계에서 해외 '일류' 벤처캐피탈을 유치하는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성공을 위해 공동 운용사간 명확한 업무분장 구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아직도 해외 벤처캐피탈의 유치만을 성공의 조건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모든 관심을 글로벌 네트워크에 집중한 채 수많은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벤처캐피탈에 대한 접근을 소홀히 하는 모습에서 이전 코리아벤처펀드의 실패가 되풀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모든 정부 정책이나 계획이 항상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전 사례를 통해 꼼꼼한 점검에 나서 실패 요인을 하나씩 줄여나간다면 성공 확률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성공을 위해 코리아벤처펀드의 실패를 다시 한번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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