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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銀-한화켐 GDR, 할인율 기준 다른 이유는 씨티 등 같은 주관사 딜 진행...할인율 차이 배경

한형주 기자공개 2014-05-07 09:40:38

이 기사는 2014년 04월 30일 16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지난 15일 IBK기업은행은 3억 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위해 주당 발행가를 11일(청약일) 종가보다 4.4%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1년 간 아시아 지역 GDR 거래에 적용된 평균치(7.5%)보다 낮은 할인율이라고 덧붙였다.

# 24일 한화케미칼은 기준 가격(청약일 전 3~5거래일 가중평균주가)에서 7.18% 할인된 DR 2100여만 주를 발행, 총 3억 40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할인율은 GDR을 발행한 타기업 사례를 볼 때 성공적인 것으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같이 성공적인 거래였다고 자평한 것 외에도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할인율이 적용된 기준 가격이 다르다. 두 거래 모두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가 주관했다. 같은 주관사가 수행한 딜인데도 한 쪽은 청약일 종가, 다른 쪽은 청약일로부터 3~5거래일 전 주가의 가중평균값을 기준으로 삼았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피상적인 원인은 공시 규정에 있다. '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은 신주모집 방식의 DR 발행을 제3자배정 증자와 동일한 거래로 간주한다.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성격이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행가 할인율에도 제약이 있다. 제3자배정 증자시 할인율을 10% 이내로 제한한 규정을 그대로 따른다. 할인율은 한화케미칼의 사례처럼 청약을 앞둔 최근일 주가의 가중평균치에 적용토록 돼 있다. 한화케미칼 GDR은 100% 신주모집으로 발행됐다.

반면 구주매출 방식의 DR 발행은 증자가 아니라 주주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산정시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구주매출 형태로만 진행된 IBK기업은행 GDR 거래가 이에 해당된다. IBK기업은행이 청약일 종가 대비 할인율을 적용한 것은 가장 최근 시세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DR 거래를 수행하는 증권사들은 일반적으로 청약 당일 국내에서 주가가 얼마에 거래됐고, DR은 이보다 얼마나 낮은 값에 팔렸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 2011년 OCI의 GDR 거래(7억 달러)에서도 공시된 할인율은 기준 주가의 7.9%였지만,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청약일 종가의 2.7%라는 유례없이 낮은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뒀다.

지난해 영원무역도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GDR을 발행하면서, 청약일 종가 기준 할인율이 2.66%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모두 한화케미칼처럼 신주모집 방식으로 이뤄진 거래였다.

지난해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을 병행해 GDR(1억 5000만 달러)을 찍은 코라오홀딩스도 가격 결정일 종가 대비 5%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의 경우 청약일 주가 얘긴 쏙 빼고 "거래가 잘됐다"고만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3일 장마감 이후 투자자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종가는 1만 7800원. 이에 비해 GDR의 주당 가격은 1만 6320원으로 8.3%나 디스카운트된 값이다.

공교롭게도 청약 시점인 23~24일 한화케미칼 주가는 연속 상승해 1만 8000원선을 돌파했다. 밖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DR을 주당 1만 6000원대에 청약할 때 국내에서 누군가는 1만 7000~1만 8000원의 비싼 값에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누가 봐도 국내 투자자들에겐 손해보는 장사였다. DR 투자는 글로벌 투자자들만 가능하다. 청약일 종가 대비 DR 가격의 다운 폭이 클수록 같은 시점 주식 투자에 나서는 국내 기관이나 개인들에겐 그만큼 역차별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발행사는 물론 GDR 주관 경험이 적은 주관사도 성과를 부각시키는 데만 급급해 유리한 내용만 알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안 그래도 최근 낙폭이 컸던 한화케미칼 주식을 반등 전 8% 이상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조차 못 누린 셈"이라며 "어차피 대부분의 DR 물량이 머지 않아 원주로 플로백(환류)할 텐데, 이렇게 되면 면세점 가서 산 물건을 국내에 들고 들어와 비싸게 거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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