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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홈플러스, 매각부동산 質이 다르네 상당수 비우량 점포…투자자들 "원금손실 위험 높아"

임정수 기자공개 2014-05-23 09:06:47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1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백화점 2곳과 대형마트 5곳을 매각하기 위해 KB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펀드 투자자를 모집하는 가운데 매각 부동산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계속 제기된다. 과거 홈플러스가 자산운용사에 넘긴 부동산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고 현금화도 어려운데 높은 가격과 낮은 금리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추진했던 싱가포르 리츠 상장도 같은 문제로 투자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매각 어려운 지방 소재 점포로 구성…핵심 자산 판 홈플러스와 대비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KB자산운용이 설정하는 펀드에 부동산을 매각하기 위해 후순위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매각 후 다시 리스료를 지불하고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조건이다. 펀드는 은행과 보험사의 담보대출과 부동산 가격 하락 시 원금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후순위 펀드 투자자로 구성된다. 금리는 선순위 대출의 경우 3%대, 후순위 투자의 경우 5%대로 알려졌다. 금리는 롯데쇼핑이 지불하는 리스료로 지급하는 구조다.

후순위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매각 부동산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계속 제기된다. 과거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부동산을 매각한 홈플러스와 비교해 자산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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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일산점과 대구 상인점, 롯데마트 부평점, 당진점, 평택점, 고양점, 구미점 등 총 7곳을 내 놓았다. 대부분 지방 소재의 점포로 이뤄져 있어 오피스 빌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낮다. 펀드 만기에 매각하기가 쉽지 않아 건물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또 매출 순위에서도 대부분 하위권에 속하는 점포들인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과 재작년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을 매각한 홈플러스와는 대비된다. 당시 홈플러스는 서울 영등포점과 금천점, 경기 동수원점, 부산 센텀시티점, 부천 상동점, 경기 수원 영통점, 인천 작전점, 대구 칠곡점 등 서울과 부산 수원 등의 핵심 점포를 매각 대상으로 대 놓았다.

주로 수도권이나 광역시의 중심 상권에 위치한 곳으로, 다른 상업용 빌딩으로 전용해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들이라는 평가다. 유통업을 영위하려는 원매자를 찾지 않더라도 펀드 만기에 부동산을 매각하기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 또 이들 점포는 홈플러스 매출 순위에서도 항상 상위권에 속하는 곳들이다.

두 회사가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고평가 주장을 뒷받침한다.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중 매각할 곳을 선별했다. 이 때문에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을 골라 매각 대상으로 삼았을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대주주인 테스코가 투자한 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 부동산을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모든 점포를 자산으로 보유하지 않고 렌트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굳이 매각할 부동산을 선별해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 싱가포르 리츠 상장도 밸류에이션 문제로 무산…눈높이 낮춰야

앞서 롯데쇼핑이 같은 부동산을 싱가포르에 리츠로 상장하려다가 무산된 것도 같은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싱가포르은행(DBS) 등 유수의 IB를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추진했는데도 원하는 가격에 투자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현재 매각 대상 점포와 신규 마트 부지 등을 더해 1조 원 이상의 밸류를 요구했다"면서 "특수 물건인데다 현지 투자자들이 경쟁이 치열한 대형 마트의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탓에 투자자를 제대로 모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다면 후순위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롯데마트는 최소 6000억 원 이상의 가격에 후순위 투자자에게 5% 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소재의 대형마트에 펀드 만기인 10년 후의 부동산 가치를 믿고 후순위로 투자하는 것은 원금 손실 위험을 상당 폭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며 "롯데쇼핑의 경우 매각 점포의 위치가 좋지 않아 후순위 투자자들이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5%대 금리는 범용 오피스 빌딩 매각에 적용되는 금리 수준"이라며 "후순위 투자자의 금리 수준을 6%대 이상으로 높여야 투자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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