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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에뛰드, '형님·아우' 자기잠식 시작되나 1분기 매출 등 실적 엇갈려, 경쟁 속 가격 유인↓·색조 경쟁↑

신수아 기자공개 2014-05-26 10:22: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1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3세의 승계 디딤돌로 꼽히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양대 브랜드숍의 실적 성장세가 엇갈리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 성장을 이어간 반면, '에뛰드'는 직영 체제 전환과 해외 사업 재편으로 인해 주춤했다.

이를 두고 기초 라인에 강점이 있었던 '이니스프리'가 색조 라인 강화 등 경쟁력을 키우며 형제 브랜드 '에뛰드'의 실적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받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올 1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선 10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3%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2억 원으로 2013년 1분기와 비교해 4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에뛰드의 매출액은 7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 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58억 원으로 2013년 1분기와 비교해 반토막(-48%)났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에뛰드의 해외 사업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직영체제로 전환하다 보니 비용이 증가해 영업익이 타격을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매출 등도 일부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니스프리의 경우 주요 히트상품의 리뉴얼 영향과 틴트와 파운데이션 등 신제품이 강화되며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에뛰드_분기별 실적 변화

하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두 브랜드숍의 엇갈린 실적을 두고 업계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최고조로 이른 화장품 브랜드숍 경쟁에서 두 업체가 점차 '아군에서 경쟁자'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중저가'를 지향했던 브랜드숍 업계는 수년째 제품 할인으로 제 살 깎기 경쟁을 이어왔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할인일수를 대폭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고, 이 과정에 브랜드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에뛰드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뛰드의 경우 '화장놀이'를 표방하며 '프린세스 컨셉'의 아기자기한 색조 화장품에 강점이 있다. 색조 화장의 경우 다양한 가지수의 화장품을 두루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패턴을 감안했을 때 저렴한 가격은 하나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화장품 업계는 OEM·ODM을 통해 화장품을 생산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제품력은 평준화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적인 매력이 감소된 에뛰드로 부터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연주의 컨셉을 전면에 내세운 '이니스프리'의 경우 기초제품에 강점이 있다. 기초제품의 경우 제품력은 물론 개개인별 피부타입과 제품 인지도, 브랜드 이미지 등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애초 청정 제품·고급 이미지를 쌓아 온 이니스프리의 경우 가격 유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는 평가다.

또한 이 같은 두 브랜드의 특징을 두고, 일종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 시작된 것 아냐는 지적이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흔히 한 기업의 신제품이 해당 업체의 기존 판매 제품의 판매량이나 수익, 시장점유율을 감소시키는 현상을 일컫는다.

시장에 먼저 소개된 에뛰드는 사업 초기 이니스프리를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에뛰드를 뛰어넘고 있다. 수치상 에뛰드의 부진한 매출을 이니스프리가 만회하고있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에 탄력을 받은 이니스프리는 최근 색조라인을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에뛰드의 색조 경쟁력을 잠식한다는 설명이다. 이니스프리의 색조 제품은 '천연 미네랄', '에코' 등 색조 제품에도 자연주의 이미지를 입히며 차별화를 두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분기 실적 분석 자료에서는 이니스프리의 선방 요인으로 신제품 효과는 물론 '메이크업 카테고리 강화'를 선전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이니스프리가 새롭게 출시한 '틴트 립무스'나 '스마트 파운데이션'의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앞선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두 브랜드숍은 컨셉과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며 "에뛰드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됐을 뿐 양사간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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