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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국내 신용등급 'AAA' 지킬까 [Rating Watch]1분기 수익성·재무구조 추가 악화…AAA-AA+의 경계

임정수 기자공개 2014-05-26 10:02:07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3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는 국내 신용등급 'AAA(안정적)'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신용평가사들이 2014년 정기 신용평가를 진행 중인 가운데 포스코의 신용등급 유지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는 지난 15일 실적과 재무구조가 추가로 악화된 분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돌려 놓기 위해 지난 19일 한국거래소(KRX)에서 재무개선에 초점을 맞춘 신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포스코의 재무개선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재무개선 의지는 확인했지만,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증권업계는 실적과 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는 데다 한동안 철강 시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AAA급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성과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미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AAA급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평가다.

◇ 1분기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수익성·재무상태, AAA와 AA+의 경계

포스코가 지난 15일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3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923억 원에서 55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신용평가사와 증권업계는 포스코가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흐름(이하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데 주목하고있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2250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1조 39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CFO)은 8738억 원에서 -521억 원으로 줄었다. 철강사업 부분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인 데다 재고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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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부담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차입금은 11조 9928억 원으로 전년 동기의 10조 7136억 원에서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장기차입금은 줄어들었지만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차입금의 성격도 악화됐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포스코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졌다"면서 "재고자산 증가나 법인세 납부, 계열사의 현금흐름 악화 등으로 인한 것이지만 포스코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들"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철강 시황 회복이 어려워 영업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력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포스코의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철강 업황 부진으로 향후 실적 악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망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의 비중을 높이려고 하지만 경쟁업체들도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한 동안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철강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포스코의 재무상태가 AAA급과 AA+급의 경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A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향후 사업 전망 등의 신용평가 요소들이 AAA급 최하단에 위치해 있다"면서 "AAA 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업황이 워낙 안 좋은 데다 개선될 여지도 적어 평가사 입장에서는 이번 정기평가가 상당히 고심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국내등급-국제등급과 괴리 커진다…국내 AAA급 대기업 중 최대 격차

국내 신용등급과 국제 신용등급 간의 괴리가 크다는 점도 포스코 신용등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디스(Moody's),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hc) 등 국제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각각 Baa2(안정적), BBB+(부정적), BBB(안정적)로 떨어트렸다. 무디스와 피치는 최근 BBB 수준으로 떨어트렸고, S&P는 '부정적' 전망을 달아 놓은 뒤 아직 추가로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았다.

국내 신용등급이 AAA인 대기업 중에서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이 가장 낮다. 포스코를 제외하고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AAA로 평가하고 있는 대기업은 현대자동차, KT, SK텔레콤이다. 무디스는 대기업 3사의 신용등급을 각각 Baa1(안정적), Baa1(안정적), A3(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S&P는 각각 BBB+(안정적), A-(부정적), A-(긍정적)으로 평가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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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신용평가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무디스 기준으로 보면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은 국내에서 AA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SK이노베이션, S-Oil, 롯데쇼핑 등과 같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AA급인 LG화학(A3), 이마트(Baa1), SK E&S(Baa1) 보다 낮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과 국내 신용등급 간 차이가 8 단계로 벌어져 있다"면서 "이는 국내 대기업들 중 국내외 신용등급 간 괴리가 기장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신용등급이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내 평가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新경영 전략에는 실망…5월 평가 결과에 주목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신경영 전략에 대해서는 신용평가에 당장 긍정적으로 반영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비용 절감 △비핵심사업 정리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내 놓았다.

A 평가사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책으로 내놓은 비핵심사업 정리나 계열사 상장 등은 포스코의 의지만 표명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진행된 내용이 없는 상태"라며 "당장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평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마찬가지 평가를 내 놓았다. 무디스는 포스코의 신경영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신용도에 긍정적에 작용하겠지만 재무개선 계획의 상세한 이행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투자 규모를 줄이는 것 만으로는 차입금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신경영 전략을 추진하면 재무구조를 일부 개선할 수는 있겠지만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역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경쟁 업체들도 포스코와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 강도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과 재무개선책에 대한 상세 일정이나 구체적인 계획 등을 추가로 확인한 후에 5월 말이나 6월 초에 신용등급 평가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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