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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포트폴리오 올해 안착시키겠다" [thebell interview]이승준 삼성자산운용 CIO

신민규 기자공개 2014-06-02 18: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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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더벨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및 주식운용본부장을 대상으로 '테마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한다. 천편일률적인 시장 전망 중심의 인터뷰를 지양하고, 사전 서베이에 근거해 강세장, 약세장 등 테마를 정해 개성있는 인터뷰를 기획했다. 급변하는 국내외 투자환경에서 전략을 책임지는 CIO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3일 1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은 올해 초 대형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남동준 최고운용책임자(CIO)가 사임하자 KTB자산운용에서 이승준 주식운용본부장을 영입해 운용본부의 지휘를 맡겼다. 그러자 KTB자산운용은 지난해까지 삼성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를 이끌던 전정우 본부장을 모셔와 이승준 주식운용본부장의 빈자리를 채웠다.

회사를 서로 바꾼 두 신임 CIO의 스타일은 닮은 듯 달랐다. 둘다 리서치가 강해야 운용도 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승준 CIO는 리서치센터가 만든 모델포트폴리오를 실제 운용에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전정우 CIO는 모델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펀드매니저의 재량권을 최대한 존중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2회에 걸쳐 두 자산운용사의 신임 CIO가 갖고 있는 향후 자산운용의 큰 그림에 대해 들어봤다.

◇자산운용업체 최강 리서치센터…MP 복제율 70% 목표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잦은 펀드매니저의 유출로 안정된 운용 조직을 추스려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숙제다. 이승준 신임 CIO(46, 사진)이 받은 주문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라는 것과 애사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젊은 매니저를 육성하라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리서치센터 강화에 주력했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낸 박희운 상무를 포함해 총 7명의 증권사 출신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평균 경력 17년의 베테랑 리서치 인력이 11명으로 자산운용사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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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삼성자산운용 CIO

이승준 CIO는 자산운용사의 리서치센터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본질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펀더멘털 리서치 강화다. 너도나도 펀더멘털 리서치를 이야기 하지만 정말 내실있게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많은 자원이 리서치센터에 투입됐는데, 모델포트폴리오(MP)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매니저 육성을 위한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변화의 초기단계에서 우선적으로 MP시스템 안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연말까지 MP시스템 복제율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MP시스템은 남동준 상무 때부터 삼성자산운용이 준비해오던 작업으로 올해 본격적인 윤곽이 나오고 있다. 하우스내 리서치센터가 제시하는 종목 포트폴리오를 실제 운용에 적용하는 것으로 리서치 내용이 주된 판단 근거가 된다. 형식적인 MP 제시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리서치의 수준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

다른 운용사에서도 MP시스템을 따르기는 하지만 삼성자산운용처럼 리서치센터를 주식운용본부에서 별도 분리해내서 대폭 강화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CIO는 국내 시장상황이 개별종목에 대한 심도있는 리서치 없이는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의 성장을 바라보는 눈높이 자체가 낮아졌다. 기존 액티브 펀드에서 가치주, 배당주 펀드와 같은 스타일 펀드로 계속 분화된 펀드가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본다. 이제는 과거 싼 주식으로 불렸던 중소형주, 가치주와 같은 것들이 상당히 올랐고 반대로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싸게 보이는 상황에 들어섰다. 중소형주 펀드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과거 소형 가치주였던 주식들이 중형 사이즈가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개별기업의 이익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경기와 무관하게 커나갈 수 있는지 종목별로 판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종목 발굴을 제대로 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놓여져야 하는 이유다."

MP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개별 매니저의 자율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CIO는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리서치센터가 제자리를 잡는 것도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리서치센터를 강화해 MP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증권사에서 바라보는 리서치와 운용사에서 바라보는 리서치는 확실히 다르다. 여기에 적응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어떤 종목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에는 톤과 뉘앙스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차이를 제대로 읽어내야 리서치의 의미가 있다. 제자리를 잡는 데에는 6~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이 CIO는 올해 신규 펀드를 보강하거나 있는 펀드를 청산할 계획 둘 다 가지고 있지 않다. 운용전략에 대해서는 과거 자산운용업의 시행착오를 들어 설명했다.

"우리 본부의 경우 중대형주 펀드를 맡는 그로스주식운용본부가 있고 가치주 펀드나 배당주 펀드를 맡는 밸류주식운용본부가 있다. 일반 펀드와 스타일 펀드의 운용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나눠 놓은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CIO의 입김이 워낙 강해서 일반 펀드와 스타일 펀드가 같은 방향성을 띠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자산운용업의 큰 시행착오라고 본다. 스타일 펀드가 떠야할 때 뜨지 못하고 일반 펀드의 성과가 나아지는 것도 아닌 결과를 낳았다. 지금도 리서치회의를 할 때 스타일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부르지 않는다. 같이 섞으면 나도 헷갈리고 매니저들도 헷갈린다. 매니저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본부가 이원화돼 있는 측면을 충분히 살려서 운용할 것이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

△ 부산대 경제학
△ 연세대 경제학 석사
△ 제일투자신탁
△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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