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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반도체, '사위 회사' 됐다 일진머티 지분 매각, 최대주주 딸 허세경 씨로..그룹과 연결고리 '단절'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05 10:27: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30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재명 대표에 대한 일진그룹 2차 후계구도 작업의 핵심 계열로 거론됐던 일진반도체가 일진디스플레이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동시에 지배구조 자체도 미묘한 변화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던 일진반도체 지분 17.53%(90만 주) 전량을 매각했다. 매각가는 43억 원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측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의 효과적 실현을 위해'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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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여타 주주에도 미묘한 변동이 생겼다.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던 샌맥스인베스트먼트(SENMAX INVESTMENT)가 38.95%대 달하던 지분 전량을 털고 나갔고,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도 5.84% 지분 모두(30만 주)를 팔았다.

동시에 허 회장의 딸 허세경 씨는 120만 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7.53%에서 34.2%까지 올렸고, 일진반도체는 200만 주를 매집해 지분율을 48.9%대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허세경 씨는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일진반도체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 일진머티리얼즈와 합병을 추진했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일진그룹은 애초 양사를 합병해 물적분할로 일진LED를 설립하려고 했다. 금감원의 합병비율 산정 회계기준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돌연 물적분할로 일진LED를 설립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일진반도체의 흡수합병을 추진했던 배경은 허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의 후계구도를 완성하기 위한 절차로 해석됐다. 장남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에 대한 1차 후계구조 정리작업은 이미 2006년 마무리됐지만, 차남 허 대표에 대한 완벽한 승계 밑그림은 그리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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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이 생각한 방안은 일진머티리얼즈로 일진반도체를 흡수합병 후 인적분할해 일진LED를 설립하고, 이를 허재명 대표가 가져가는 방안이었다. 허 대표가 일진LED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되면 또 다른 지주사인 일진LED 밑으로 일진머티리얼즈→일진디스플레이→기타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도를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금감원이 딴지를 걸면서 이에 대한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일진LED를 설립하기는 했지만 지주회사 역할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이곳에서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현재 전혀 없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일진LED를 통한 2차 후계구도 정리작업을 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매각으로 허 대표의 지배구조 밑그림에서 일진반도체는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이를 통해 일진반도체는 지분율로 봤을 때는 일진그룹과 완전히 동떨어진 '사위 회사'로 남게 됐다. 최대주주는 허 회장의 딸 허 씨이고, 대표이사는 그의 남편 김하철 씨가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초 일진머티리얼즈와 일진반도체의 합병이 무산됐던 이유가 '주주들의 이견'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금감원의 정정요구가 거론됐지만, 실제로는 '오너가' 사이의 의견 충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일진반도체가 완전히 독립된 회사로 딸 허 씨의 품에 안기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는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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