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6월 11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갖은 악재로 인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한 지 석 달 만이다.당시 KT가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만해도 우량채에 목마른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요예측에는 1조 3100억 원의 기관투자가 자금이 몰렸고, 이에 KT는 발행금액을 5000억 원으로 1000억 원 늘렸다.
그러나 수요예측 이후 KT ENS 대출사기 사건, 홈페이지 개인정보유출, 불법보조금 지급에 따른 영업정지처분 등 일련의 대형 이슈가 한꺼번에 터졌다. 한국신용평가는 AAA인 KT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리며 등급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경고음을 냈다. KT는 결국 발행 계획을 접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 KT는 회사채 재발행을 추진 중이다. 그 사이 KT의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없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KT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던 한신평이 지난 3일 KT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것이다.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는 것은 최소 6개월 길게는 2년 안에 신용등급이 하향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당장 등급을 떨어뜨릴만한 요인이 없는지 지난 3개월간 검토해 봤지만 그럴만한 요인이 없으며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도 후자의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AAA 신용등급의 경우 재무·사업실적만으로 적정성을 판단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 웬만한 이슈가 아닌 이상 쉽사리 등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한 KT가 다시 회사채 발행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국내에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KT가 지난 4월 해외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 1조 원 가량을 조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언제까지 회사채 시장을 멀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업계에서는 KT가 회사채 발행을 다시 추진함으로써 신용평가사의 평가에 대한 시장 반응을 떠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지금의 회사채 시장은 A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가 등장만 하면 동이 날 정도로 우량채에 목말라 있다. 우량채에 대한 거대 수요가 부정적인 이슈마저 덮을 수 있는 시장 상황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KT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KT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 본업인 통신업에 집중하겠다는 '황창규식' KT의 개혁 움직임에 대한 시장 평가가 우호적이라는 일종의 '물타기식' 해석도 나올 법 하다. 특히 KT는 지난달 8000명이라는 사상 최대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자회사 효율성 제고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성공의 열쇠를 쥔 기관투자가들은 3개월 만에 다시 시험대에 오른 KT를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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