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네트웍스, 골프장 고가 매입에 '발목' 웨스트파인, 인수가 대비 230억 '헐값' 매각..2Q 처분손실 유입 예정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18 11:40: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6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네트웍스가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팔겠다며 계열사로부터 사들였던 골프장을 결국 헐값에 넘겼다. 동양네트웍스의 재무구조마저 연쇄적으로 무너진 계기를 만든 매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끌린다.16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네트웍스는 골프존카운티와 웨스트파인GC를 매각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매각가는 563억 원으로 오는 30일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동양그룹이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해왔던 골프장 매각은 4년여 만에 마무리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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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파인GC는 애초 계열사인 동양레저가 보유하고 있던 곳으로, 동양네트웍스로 넘어온 것은 지난 2012년 12월이다. 당시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던 동양레저는 돈이 되는 자산을 다 팔고 있는 상태였다. 웨스트파인GC 역시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하던 자산이다.
애초 동양네트웍스로 웨스트파인GC를 넘긴 것은 동양그룹이 생각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팔릴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철 비수기가 시작되면서 골프장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고, 경기 불황까지 겹친 탓에 수익 자체도 크게 줄었다.
당시 투자금융(IB) 업계에서 내다봤던 웨스트파인GC 가격은 500억~600억 원대. 반면 동양그룹은 800억~900억 원대 인수가를 부르고 있었다. 비수기, 경기불황과 함께 그룹사 자체의 유동성 위기설이 이미 시장에 숱하게 퍼져 있는 상태에서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부르다보니 기존 인수를 희망했던 원매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동양그룹은 일단 동양네트웍스로 웨스트파인GC를 넘긴 이후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2월 동양네트웍스는 790억 원을 들여 골프장을 사들였다. 뿐만 아니라 동양네트웍스는 비슷한 시기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부동산 등 자산도 매입했다. 2013년 1월 동양레저로부터 종로구 가회동 일대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130억7900만 원에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이은 계열사 자산 매입은 동양네트웍스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골프장을 매입하기 직전인 2012년 9월 말 기준 동양네트웍스의 총차입금은 373억 원, 현금성자산은 182억 원에 그쳤고 부채비율은 313.7%에 달했다. 골프장을 매입한 직후인 2012년 말 기준 동양네트웍스의 차입금은 2124억 원, 부채비율은 1302%까지 치솟았다. 수익성도 미미한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출하다보니 필요 경비를 외부차입에 기대면서 빚어진 일이다.
당시 동양그룹에서는 이를 두고 가격을 올린 후 되팔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산을 사들여 구조조정 후 되파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같은 역할을 맡긴 획기적 방안"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양,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등 계열들이 연달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동양네트웍스마저 함께 고꾸라진 것은 이 같은 부실 자산을 넘겨받은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골프장 매각은 동양네트웍스에 악영향만 미친 거래가 됐다. 애초 사들인 가격이 790억 원대, 매각가는 560억 원가량이다. 차액(230억 원)은 투자부동산 처분손실로 책정돼 2분기 영업외손실 항목에 고스란히 유입된다. 무리하게 골프장을 매입했다가 재무건전성도 악화됐고, 매각 손실만 키운 상황을 낳은 셈이다.
한편 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동양네트웍스는 올해 1분기에 역시 적자를 이어가며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396억 원이며 42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1684억 원에 달하는 채무면제를 받으면서 1387억 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오는 2분기에는 채무면제이익이 유입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대규모 순손실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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