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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심사 관건 '차별화된 공모구조+에퀴티 스토리' 밸류 산정 로직 및 산업 분석 등도 주요 평가요소

한형주 기자공개 2014-06-17 15:53:03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7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평가의 키포인트는 참신한 공모 구조와 그에 걸맞은 에퀴티 스토리였다.

◇오너 일가 지분 매각 여부 고민...복잡한 공모구조 셈법

삼성그룹 특성상 IPO를 계획하면서 내부적으로 구조를 어느 정도 짜놓고 시작했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따라서 경쟁사와 차별화되면서도 사측에 어필할 수 있는 공모 구조를 제시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수 IB들은 이번 딜에서 구주매출과 신주모집의 병행 구조를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캐시 플로가 매우 건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삼성SDS 대비 상대적으로 자금 니즈가 있어 보인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주력 사업인 레저·건설 부문의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데다 패션 사업 양수 과정에서 재무 레버리지가 발생한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했다.

구주매출의 경우 대부분 IB들이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 지분을 제외하는 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 지분 매각은 꼭 상장과 동시에 하지 않아도 될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비난의 소지가 있는 민감한 이슈인 만큼 섣불리 내놓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IB는 신주모집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자사주 매각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내세웠다는 후문이다. 자사주를 팔면 자금이 회사로 들어갈 뿐 아니라 신주를 추가로 찍을 경우 수반되는 구주주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다만 오너의 지배구조가 약한 삼성 입장에서 자사주는 최후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라는 이유로 매각 대상에서 배제한 하우스도 있었다. 현재로선 눈에 보이지 않고 의결권도 없는 주식이지만, 유사시 자사주가 확실한 우호지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만큼 건드리지 않는 게 낫다는 논리다.

이밖에 에버랜드 상장 과정에서 구주를 내놓을 만한 삼성카드와 삼성전기, 삼성SDI, 제일모직 등에게 마땅한 명분(자금 니즈)과 논리를 제시하는 것도 주 과제였다. 이는 원활한 투자자 모집을 위한 에퀴티 스토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공모가 산정, '높낮이'보다는 '로직'

공모가 산정에 있어선 가격의 높낮이보다는 합당한 로직을 제시하는 데 더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 일가가 구주를 상장 이후 매각할 계획이라면 무리하게 공모가를 끌어 올리는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삼성에버랜드의 경우 장외 주가 등 기준 가격이 따로 없고, 부동산 가치 등을 정확히 따지기도 어려워 IB 대부분이 공모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이다.

이들은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 9월 양수한 제일모직 패션 부문 등 사업부별 영업가치, 보유지분 및 부동산 가치(비영업가치), 순차입금(지난해 말 기준 2조 원대) 등을 모두 더해 밸류에이션을 구하는 '썸 오브 파트(sum of part)' 방식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예상 시가총액은 6조~7조 원 수준으로 산출됐다.

공모 구조가 복잡하고 시나리오도 다양하다 보니 애매한 부분에 대해선 복수의 안을 내놓은 하우스도 있었다.

◇산업의 이해, 누가 더 공부 많이 했나

삼성에버랜드의 주요 사업인 패션·건설·급식·리조트 부문의 현황과 특성, 발전 방안 및 전망에 대한 이해도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이같은 분석 능력은 공모가 산정의 토대가 되는 피어그룹(비교대상 기업)을 선정, 해당 회사와의 상대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삼성에버랜드는 각 후보들이 제안서에 최근 5년 간 관련 산업 분야 리서치 리포트 발표 실적 등을 기재해 넣도록 했다.

아울러 IB들은 삼성에버랜드의 적정 상장 시점과 기업실사 계획 등 세부 일정에 대해서도 각자의 안을 내놨다. 상장 시기를 연내로 할 것이냐, 내년 초로 할 것이냐도 관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이 숏리스트(적격 예비후보)에서 제외됐다는 건 삼성에버랜드가 삼성SDS를 의식하지 않고 되도록 빨리 상장하길 원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SDS IPO 주관사 선정 때 내정시 됐던 골드만과 한국이 배제된 만큼 트랙레코드와 공모 구조 등 IB하우스의 역량이 평가에서 무엇보다 중시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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