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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IPO]대박 노렸던 강남 부자들 '삼성 말 한마디에…'장학재단, 2년 전 4.25% 매각 진행.."IPO 없다" 발표에 투자 철회

박창현 기자공개 2014-06-09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5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2년 전 한국장학재단의 소수 지분 매각 거래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삼성에버랜드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지분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입찰 전날 삼성 측이 갑작스레 상장 계획이 없다고 공표하면서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장학재단 보유 지분을 직접 사들인 삼성에버랜드는 주식시장 입성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2012년 2월 삼성에버랜드 지분 4.25%(10만 6142주)에 대한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매각 대상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고 이윤형 씨가 갖고 있던 삼성에버랜드 주식 중 2006년 5월 삼성이 사회 환원 차원에서 교육부에 기부한 물량이었다.

한국장학재단은 동양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강남 부자'로 대표되는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가열됐다. 개인 투자가들이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라는 점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예비 입찰 이틀 전 변수가 생겼다. 삼성그룹 측에서 삼성에버랜드 상장 계획이 없다는 언론 발표를 했다. 상장 계획이 없기 때문에 상장 차익을 노린 투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한국장학재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환금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시작됐다. 예비입찰 결과가 신통치 않더니 최종 본입찰에서는 매각 대상 물량 가운데 절반 가량만 청약이 이뤄졌다. 흥행에 참패하면서 한국장학재단은 최종적으로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주주 관리 문제와 소액 주주권 행사 가능성에 우려감을 느낀 삼성그룹이 의도적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개인과 기관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은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단 한 주도 살 수 없었다. 해당 지분은 1년이 지난 뒤 한국장학재단의 자사주 매입 요청에 따라 결국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갔다.

당시 삼성에버랜드 1주 예상 인수가격은 182만 원 선에서 형성됐다. 이 가격은 KCC가 지난 2011년 12월 삼성카드로부터 지분 17%를 인수할 당시 지불했던 금액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상장 시 주당 가치가 최대 365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년 전 지분을 샀더라면 10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장학재단이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시장에 내놨을 당시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입찰 시점에 심상 측이 상장 계획이 없다는 점을 시장에 공표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IPO를 통한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매각 측에서도 강조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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